[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뇌물죄 수사 내용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영장 청구 사유 중 뇌물공여자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구속을 하나의 예로 든 것은 특검과 같은 판단을 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특검 수사 내용도 상당히 고려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수본 1기와 특검팀 통해 구속된 사람이 20명이 넘고 불구속된 사람은 더 많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433억원대 뇌물을 수수했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특검팀은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에 대해 뇌물죄(제3자뇌물)를 적용했다. 반면 특검에 앞서 출범한 특수본 1기는 삼성의 이 204억원을 포함해 대기업들의 두 재단 전체 출연금인 774억원에 대한 성격을 피의자들의 직권남용과 강요에 따른 것으로 봤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영장에 적시된 구체적인 뇌물 액수와 뇌물죄 포함 범위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검찰은 기소 단계 때 정확한 혐의 사실을 밝힐 방침이다.
앞서 특수본은 이날 오전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존 검찰 수사 내용과 특검으로부터 인계받은 수사기록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지난 주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전직 대통령의 신병 처리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케 하거나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남용적 행태를 보이고,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라고 영장 청구 이유를 밝혔다.
또 검찰은 "그동안의 다수의 증거가 수집됐지만, 피의자가 대부분 범죄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등 향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상존한다"며 "공범인 최순실과 지시를 이행한 관련 공직자들뿐만 아니라 뇌물공여자인 이 부회장까지 구속된 점에 비추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법과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30일 오전 10시30분 열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심경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