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차남 김남정 부회장의 'M&A 본색'

간편식·물류·사료회사까지…'사업다각화' 올인

입력 : 2017-03-3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거침없는 M&A(인수합병) 행보를 펼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물류 시장 대형 매물로 주목받던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는 빅딜을 체결한 데 이어 가축사료 시장 공략을 위한 연이은 M&A에 나서며 외형을 확대 중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최근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생물자원' 지분 100%를 353억원에 인수했다. 두산생물자원은 두산그룹의 자회사로 가축사료 공급부터 사육 관리까지 낙농, 양돈, 양계 등 축산농업 전 과정에 걸쳐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다.
 
김남정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동원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같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원F&B(049770) 자회사 동원팜스와의 시너지를 모색할 방침이다. 동원F&B 매출액 중 3~4%에 불과한 사료사업 매출액은 향후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R&D 기술력, 구매력, 영업력 등 노하우를 더해 미래유망산업인 사료사업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공격적 M&A의 중심에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의 추진력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3년 취임 이후 줄기차게 M&A 시장에 문을 두드리며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취임 4년째를 맞은 올해까지 7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12월엔 동원그룹의 자회사 동원산업(006040)이 물류시장 대형 매물로 주목받던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42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동원산업은 이미 연간 2500억원 규모의 물류사업부문인 로엑스(LOEX)를 가지고 있지만 동부익스프레스의 인수합병을 통해 물류시스템에 숨통을 틔워주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등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증가로 급성장을 거듭하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도 관심을 보이며 관련 회사들과의 M&A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림'이라는 건강식 전문 온라인몰을 운영해오던 동원홈푸드는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국내 최대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을 인수한 바 있다. 더반찬은 회원수 26만명에 상품수도 300여 가지에 달해 단기간에 동원홈푸드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이다.
 
동원그룹은 현재 서울 가산동에 더반찬의 새로운 공장을 준비 중에 있다. 신공장은 연매출 1000억 원 규모가 가능하도록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가정간편식을 필두로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올해가 동원그룹이 수산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M&A 욕심은 식품 분야 외에도 포장재 관련회사까지 이어졌다. 취임 이후 공격적인 M&A를 단행해 동원시스템즈(014820)를 글로벌 종합 포장재회사로의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동원시스템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12% 오른 1조3000만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19% 증가한 1272억원, 당기순이익은 75.28% 오른 808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편 동원그룹의 2세 경영권 승계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동원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금융 부문은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맡으며 독립 경영에 나섰고, 그룹의 모태인 식품 부문은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맡아 각각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창업주 김재철 회장이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출퇴근을 해 현안을 챙기는 등 아직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지만 차남 김남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을 67.98%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상 김 부회장 후계구도에 전혀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그룹의 지주회사로서 동원산업·동원F&B·동원시스템즈 등 주요 상장계열사 4곳과 비상장사 19곳, 해외법인 15곳을 거느리고 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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