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제약업계에 기존 약물들을 결합해 하나로 만든 복합제 개발이 활발하다. 단기간에 적은 비용을 투자해 신약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개 약물을 결합한 '2종 복합제'에서 나아가 3개 약물을 합친 '3종 복합제'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복합제는 각 질환의 대표적인 약물을 결합해 한알로 만든 치료제다. 기존 의약품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신약보다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자본력이 열세인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 개발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복합제는 고혈압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대형 고혈압치료제 2개를 결합해서 만든 베링거인겔하임 '트윈스타(980억원)', 노바티스 '엑스포지(660억원)', 한미약품 '아모잘탄(670억원)'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 복합제 시대를 열었다.
이들 제품이 성공하자 제약사들은 다양한 복합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고혈압·고혈압, 고혈압·고지혈, 고혈압·당뇨, 고지혈·당뇨, 발기부전·전립선비대, 비염·천식, 소염진통·항궤양 등 다양한 조합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현재까지는 2종 복합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현재 3종 복합제는 다이이찌산쿄의 고혈압치료제 '세비카HCT(250억원)'가 유일하다. 국내 제약사들은 3종 복합제까지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부터 3종 복합제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000100), 한미약품,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CJ헬스케어,
제일약품(002620),
보령제약(003850),
경동제약(011040),
대원제약(003220),
삼일제약(000520),
보령제약(003850) 등이 3제 복합제를 개발 중이다. 이들 제약사는 유명 고혈압 치료제 2개와 고지혈증 치료제 1개를 결합한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고혈압과 고지혈의 환자 병용처방률은 30% 정도로 알려진다.
다만 제약사들이 단순 복합제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종복합제는 3개 약을 각각 복용하는 것보다 편의성은 높아지지만 약효는 동일하다. 각 단일제보다 고혈압과 고지혈 수치를 더 떨어뜨리지 못한다. 신규 시장이 아니라 기존 시장의 점유율을 뺏어와야 한다는 것도 난점이다. 자사의 대표적인 치료제들을 결합한 제품이어어서 자사 제품의 매출이 감소할 우려도 있다. 또한 혁신성이 떨어져 내수용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한계다.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다수의 제약사들이 동일한 조합으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어 매출 기대감이 낮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제 개발은 신제품을 확보하고 라인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복합제도 다수여서 마케팅과 영업이 뒷받침되면 대형제품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에 3종 복합제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여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향후 4종 복합제도 개발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