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부터 조류독감과 구제역 등이 연이어 발생해 축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닭과 토끼 등을 불법으로 도축하고, 유통시킨 축산물 판매업소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불량 축산물이 유통될 개연성이 높은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에 나선 결과 총 19곳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유동인구가 많아 감염병 발생 시 확산 위험이 높은 서울 도심의 축산물 유통·판매업소와 부정 축산물 공급업소를 중점으로 이뤄졌다.
적발된 업체 중에는 축산물 유통기한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아무런 표시 없이 판매한 곳이 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업체들 중에는 최근 불법 도축행위 단속이 강화되자 영업장 내부에 비밀 유리문을 설치하거나, 비위생적인 작업장 바닥에서 닭과 토끼를 도축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L업소의 경우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단골손님이 찾는다는 이유로 영업장 내에 닭장을 숨겨두고, 손님이 선택하는 닭을 도살한 후 비위생적인 상태로 닭피와 내장, 머리 등을 분류 작업 중 적발되기도 했다. 또 다른 B업소는 허가를 받지 않고, 내동 닭 내장을 작업장 바닥에서 비위생적으로 해동 후 유통기한을 임의로 허위 표시한 뒤 판매했다.
A업소는 염지한 닭을 가공해 공급하면서 제품명과 축산물 유형, 원재료, 함량 등 표시사항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해 1년 8개월 동안 총 1만5828마리를 판매해오다 적발됐다. 그 밖에 F업소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국내산 닭으로 거짓으로 표시한 후 1년 9개월 동안 총 1만921kg을 판매했다.
시는 적발된 업체 19곳 가운데 18명을 형사 입건하고, 이와 별도로 15개 업체는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 의뢰 중이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최근 조류독감,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물에 대한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조류독감 등으로 축산물에 대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불법 도축하는 행위나 시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정불량 축산물 판매사범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여 원천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된 불법 축산물 판매업소가 판매를 위해 유통기한을 임의로 표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