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 기자] 지속적으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계약직 규모가 늘고 정규직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직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정규직을 가장 많이 줄인 증권사는 KB증권으로 집계됐다.
2일 국내 24개 증권사들의 2016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계약직 인력은 총 6992명으로 전년 6637명 대비 5.34%(355명) 증가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는 607명에서 749명으로 142명 증가했고, KTB투자증권은 101명에서 226명으로 125명 증가했다.
이밖에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은 583명에서 659명으로 76명 늘었고, 한국투자증권은 502명에서 569명으로 67명, IBK투자증권은 188명에서 221명으로 33명, 신한금융투자는 402명에서 424명으로 22명, 하나금융투자는 451명에서 471명으로 20명이 늘었다.
이들은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고정비가 나가는 정규직 부담을 줄여 수익성 강화에 나서기 위한 방안으로 고연봉 계약직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계약직으로 경력직 뿐만 아니라 신입직원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도 “고연봉의 영업직, 애널리스트 등의 경력직들을 계약직으로 영입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규모는 감소했다. 2015년 2만5180명에서 2만4500명으로 2.77%(680명) 감소했다.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은 2247명에서 1999명으로 248명 감소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을 앞두고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영향이다. 뒤이어 NH투자증권이 2477명에서 2279명으로 198명 줄었다. 역시 작년 15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한 영향이다. 이밖에 대신증권은 1367명에서 1252명으로 115명 줄었고, 미래에셋대우는 4141명에서 4063명으로 78명, KTB투자증권은 197명에서 132명으로 65명 감소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실적 개선이 요원한 가운데 인수합병과 희망퇴직, 지점 통폐합 등을 통한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정규직 감소와 계약직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할 것 없이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인건비 등 비용절감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비록 고연봉 영업직 등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고용 안정면에서 부담이 덜한 계약직 증가로 나타난 것”이라고 짚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