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계륵, 자회사 '엔트리브'…올해 볕들 조짐

5년 누적당기순손실 374억…프로야구H2 등 신작 선방

입력 : 2017-04-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가 1084억원을 들여 인수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5년 연속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회사의 '계륵'으로 전락했다. 올해 '프로야구 H2'와 '팡야 모바일' 등 신작 스포츠게임을 출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어 적자폭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자회사 엔트리브는 지난해 68억7742억원의 당기순손실과 57억9071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엔씨소프트에 매각된 시기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2년 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엔트리브는 2013년 105억원, 2014년 97억원, 2015년 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이 374억원에 달한다.
 
경기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엔트리브는 지난 2003년 손노리 게임사업본부에서 분사해 이듬해 IHQ에 인수됐다. 2007년 SK텔레콤에 인수됐다가 2012년 엔씨소프트에 매각됐다.
 
엔씨소프트는 엔트리브소프트 지분 76%를 1084억 원에 인수했다. 엔씨소프트는 엔트리브가 보유한 '프로야구매니저'와 골프게임 ‘팡야’등 스포츠게임이 엔씨소프트의 게임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에 인수된 시기부터 엔트리브는 신작 출시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등 부진에 빠졌다. 운영중이던 게임을 서비스 종료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12년간 운영해온 팡야를 서비스 종료했다. 또 장르 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5년 4월 출시된 역할수행(RPG) 모바일게임 '소환사가 되고싶어'를 출시했으나 결국 지난 1월 국내서비스를 종료했다. 
 
대표도 3차례나 교체됐다. 엔트리브는 엔씨소프트에 인수될 당시 창업주인 김준영 대표체제를 이어가며 독자경영을 지속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김택진 대표의 측근인 현무진 엔씨소프트 경영기획그룹 전무로 대표가 교체됐다. 같은해 11월 다시 엔트리브의 창업멤버인 서관희 대표로 바뀌었다가 지난해 1월 다시 심승보 대표로 교체됐다.
 
엔트리브가 엔씨소프트의 연결실적을 갉아먹자 엔씨소프트의 일부 주주들은 이를 비판하기도 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실적 부진 및 청산 여부에 대한 질문이 오가자 "항상 자회사의 경쟁력을 분석해 정리하겠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엔트리브소프트의 경우 모바일 쪽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투자했고 올해 출시작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올해 좋은 자회사로 재탄생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엔트리브는 체질개선을 위해 지난 2015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에 PC온라인게임사업을 넘기고 모바일게임 개발에만 주력하고 있다. 엔트리브는 지난달 30일 모바일게임 '프로야구 H2'를 출시했고, 골프게임 팡야의 모바일버전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개막 전날 출시된 프로야구 H2는 5일 기준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1위, 매출순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매출 순위 5위에 올라있다. 이는 국내 서비스 중인 모바일 야구 게임 중 최고 성적이란 점에서 누적적자를 털어낼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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