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7일 안희정 충남지사를 만나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자신에게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안 지사는 “경선 결과에 대해 참여한 분들 모두 승복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 홍성 충남도청 회의실에서 문 후보를 만나 “단체장으로서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힘을 적극적으로 모아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안타깝다”면서도 “민주주의에 있어서 경쟁은 하되,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선거법으로 속 시원히 말씀을 못하시니 제가 말씀드리자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하겠다는 말씀이었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이날 문 후보의 충남도청 방문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문 후보로 정해진 후 기존 안 지사를 지지하던 표심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로 향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안 지사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안철수 후보로의 표 쏠림현상을 차단하고 경선 전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의식한 듯 두 사람은 지난 경선기간 중 생긴 앙금을 치유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안 지사는 “사랑하는 사이는 원래 그렇게 다투면서 사랑을 깊이 하는거다. 이견이나 다툼이 있다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경선 중 생긴 갈등을) 우리가 충분히 극복하고 있고 우애와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도 “우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보는 눈은 같지만 그곳에 이르는 과정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견을 놓고 토론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화답했다. 경선기간 중 안 지사가 내놓은 철학과 가치를 통해 당의 외연이 넓어진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정책과 사람들을 끌어안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후보는 특히 안 지사가 내놨던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개최' 공약이나 충남도가 이미 실시 중인 ‘3농혁신’, 재정공개 정책에 대해 적극 수용의사를 밝혔다.
문 후보는 충남지역 현안인 장항선 복선화 사업과 관내 내포신도시의 혁신도시 지정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시했다.
한편 문 후보와 안 지사는 전날 충남도지사 관사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산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향후 정권교체와 성공적 국정운영을 함께 해내기 위한 서로간의 마음 확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나 경선기간 중 생긴 갈등을 해소하고 대선 본선 국면에서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8일 저녁에는 문 후보 안 지사와 이 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당 내 경선에서 경쟁한 후보들이 자리를 함께하는 '호프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오른쪽)가 7일 오전 충남도청을 방문한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청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문 후보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