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9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르면 오는 10일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우 전 수석은 문화관광체육부 직원 6명을 상대로 한 좌천성 인사와
CJ E&M(130960)에 대한 표적 조사를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 담당 국장을 퇴직시키는 과정에 개입하고, 한국인삼공사 일부 인사와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임원을 상대로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인사 검증을 진행했다는 혐의도 포함됐다.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설문, 국가 기밀문서를 전달받는 등 국정에 개입하도록 감찰·예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미르·K스포츠재단 등의 비리 의혹을 내사하자 이를 방해하고, 이 전 감찰관을 해임하는 등 사실상 특별감찰관실 해체를 주도했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또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사건을 담당한 수사팀에 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하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가족이 100% 지분을 보유한 정강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의경으로 복무했던 아들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운전병에 배치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6일 오전 10시쯤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다음날인 7일 오전 2시40분쯤까지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당시 세 번째 소환에 대한 심경과 국민에게 할 말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에 "대통령님 관련해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6일 특수본을 재편하면서 근무 인연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가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를 전담한 검찰은 이달 3일 세월호 참사 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이었던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이어 4일 광주지검장이었던 변찬우 변호사를 조사하는 등 관련된 참고인 50여명을 소환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달 24일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산하 사무실 3곳에서 임의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제출받았고, 그달 14일에는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후 자문료 형식으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투자자문업체 M사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월19일 우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직무유기·특별감찰관법 위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불출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달 22일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