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이번 달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함께 발표하는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도 유의미한 조정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올 들어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대선, 사드 등 대내외 불안요인을 감안하면 신중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이달 기준금리가 1.25%로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내수가 부진하고 미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또 대통령 탄핵과 대선 사이의 유일한 금통위인만큼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지만 HCM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와 조기 대선을 앞두고 관망이 이어질 것"이라며 "4월 금통위 금리결정은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도 "4월 금통위는 만장일치 금리동결이 예상된다"며 "경기 회복 지연에도 미국 금리인상, 가계부채등의 부담 요인으로 금리인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쓰는데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모두 금리에 대한 의견을 뚜렷하게 밝힌 적은 없지만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민감하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도 최근 가계부채 우려에 대한 톤이 더 짙어졌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월23일 개최된 거시금융안정상황 점검회의의사록을 보면 일부 위원은 향후 주택시장 하락 시 가계대출의 부실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우려했으며 다른 위원도 다양한 기준으로 가계부채 증가 리스크를 분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며 "최근 금리 반등으로 금통위의 가계부채 우려가 과거보다 확대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함께 발표하는 경제성장률 수정전망 발표에도 관심이 높다. 글로벌 경기개선으로 한국의 수출이 호전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 해외IB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로 기존보다 0.1%포인트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외 IB들은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꾸준히 낮춰 왔는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올렸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0.4%포인트 올려 잡았으며 다른 연구기관들도 상향조정을 검토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1월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3%포인트나 낮은 2.5%로 제시했던 만큼 이번에는 한은이 기존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의 신중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사드보복의 영향에 대해 "다음달 올해 경제전망을 수정 발표할 때 반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대내외 리스크를 꼼꼼히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여건이 가계부채, 중국의 사드 보복,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등의 불확실성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지 않다"며 "최근 심리지표와 수출개선이 지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대선이 마무리된 후에야 본격적인 경기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 이번 수정경제전망 역시 지난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7주만에 열리게 된다. 올해부터 기준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금통위 횟수가 연 12회에서 8회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