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가입문턱 낮춰 사우디 국채 수요 공략

최소가입액, 4분의1로 수준인 6천만원…"소액투자층 타깃"
3% 중반 금리·달러표시 채권으로 '통화 다변화' 수요에 최적화

입력 : 2017-04-10 오후 3:47:25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유안타증권이 투자 금액에 대한 부담을 대폭 낮춰 사우디아라비아 국채에 투자하려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7일 10년 만기(2026년 10월26일) 사우디 국채 판매를 시작 후 한달동안 60억원(4월7일 기준) 판매고를 기록했다.
 
사우디는 재정 압박이 커지자 작년 하반기 신흥시장 국채로는 사상 최대인 19조원 규모의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 두 곳에서 10년 만기 사우디 국채를 판매하는데, 유안타의 경우 글로벌채권시장에서의 거래 단위인 20만달러의 4분의1 수준인 5만달러(약 6000만원)로 가입기준을 낮췄다. 
 
유안타증권 채권상품팀 관계자는 "글로벌채권시장에서 사우디 국채를 매수하려면 20만달러 이상 매매해야 하지만, 100만달러 단위로 국채를 사들여와 고객들에게 5만달러 단위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가입금액 기준을 낮춰 고액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투자층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소위 '넥스트 브라질'로 러시아, 멕시코 채권 등에 주목하는 일부 증권사와는 전략상 차이를 뒀다. 단순히 고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통화 다변화' 전략으로 변동성을 낮추려는 수요를 타깃 삼았다. 또 달러표시 채권인 만큼 미국의 경기회복과 기준금리 정상화에 힘입어 달러화가 강세라는 점이 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 달러화 자산 가치가 오르면 국내시장의 위기나 선진·신흥시장의 위기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사우디 국채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10일 기준 10년 만기 사우디 국채 금리는 3.33%로, 같은 등급의 타 채권과 비교해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다. 국채 판매를 시작한 3월에는 3.46%까지 금리가 올랐다.
 
중도 매도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우디 채권은 많은 딜러들이 가격을 제시하는 국채로서 높은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원하는 시점에 중도환매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이나 사우디 채권시장의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중도에 매도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달러표시 채권인 만큼 가격은 미국 국채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전월대비 최근 금리수준이 낮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인 만큼 유가가 강세일 때 유리한 환경이다. 바꿔 말하면 유가가 떨어졌을 때가 매수 적기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공급 과잉으로 유가하락이 나타나도 전세계적으로 원유 생산 단가가 낮은 사우디에 미칠 타격은 제한적으로 본다"며 "달러 가격은 1200~1400원 수준을 목표로 투자기간을 3년 이상 잡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이 투자 금액에 대한 부담을 대폭 낮춰 사우디 국채에 투자하려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남성이 리야드에 있는 타다울 증권거래소에서 주가동향을 살피는 모습. 사진/AP·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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