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김영재 부부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안 전 수석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10일 열린 자신의 뇌물 사건 재판에서 일부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직무와 관련해 받은 게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영재 원장 부부를 잘 살펴보라고 했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그들을) 만나게 됐다”며 “(미용성형 시술도) 잠깐 병원에 갔다가 누워보라고 해서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부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 첫 조사부터 제출했던 각종 수첩이나 기억을 토대로 최대한 협조했다”며 “그럼에도 특검은 원하는 방향으로 협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와 가족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졌다. 그 결과 이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며 “보좌관이 특검에 낸 39권의 수첩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특검이 증거제출 동의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에 이어 개인 뇌물죄로 법정에 서 있다는 거 자체가 부끄럽지만 특검 조사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안 전 수석의 주장은) 실체와 다르다.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한 증거조사로 밝히겠다”며 “피고인은 수사에 협조해왔다고 말했지만 명백하고 객관적인 증거자료에도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사실관계는 일체 부인했다”고 반박했다.
안 전 수석은 2014년 8월부터 2016년 5월까지 12회에 걸쳐 박채윤·김영재 부부에게서 김영재의원 등의 해외진출 지원과 관련해 스카프·양주·현금·미용성형 시술 등 합계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일 열린다. 박채윤씨와 안 전 수석 부부에게 스카프를 전달한 박씨의 동생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공판에 나왔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