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여성보안관을 대폭 증원하고, 지하철 내 여성 성범죄 단속을 강화한다.
서울메트로는 11일 올해 지하철보안관 최종 합격자 58명을 발표하고, 합격자 전원을 오는 24일부터 현장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올해 신규 채용된 지하철보안관 58명 중 20명(약 34%)이 여성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서울메트로는 평소 여성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에 따라 여성보안관의 채용 확대가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는 내년에 증원키로 한 인원까지 올해 조기에 채용하면서 예년에 비해 2배 많은 58명의 지하철보안관을 신규 채용했다. 2011년 말 29명으로 시작한 지하철보안관은 현재 총 188명으로 늘어났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보안관 단속실적은 총 7만807건으로 이 중 취객단속은 3만1015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노숙자(1만7349건), 이동상인(1만4070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흡연이나 방뇨, 모금행위 등 기타 단속 9220건, 성범죄 단속 역시 총 110건으로 적지 않았다.
올해 충원된 여성 보안관 20명을 포함하면 현재 서울메트로에 소속된 여성 보안관은 총 26명으로 전체 지하철보안관의 약 13.8%를 차지한다. 여성 보안관의 경우 지하철 성범죄 단속에서 피해 여성이 추행 사실을 진술할 때 느낄 수 있는 수치심을 최소화하는 장점 등이 있다.
신규채용된 여성 보안관은 성범죄 피해자 면담 지원과 심야시간대 여성 취객 응대, 여성 응급환자 발생 시 밀착케어 등 여성 고객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상황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메트로 지하철보안관은 대부분 무도 유단자로 올해 1월 기준 총 88명이 무도 유단자로 태권도 41명, 합기도와 유도 각각 21명과 8명이다. 이밖에 격투기, 특공무술, 우슈 등 특이한 이력을 보유한 이들도 있다. 이번 신규채용에도 무도단증 소지자를 우대해 실제로 합격자 10명 중 약 8.8명은(58명 중 51명) 무도단증 소지자이다.
여성 합격자 20명 중에서도 태권도 4단 이상 고단자 11명(5단 4명, 4단 7명)을 포함해 전원이 태권도, 합기도, 유도 등 무도단증을 갖고 있다. 이 중 10명은 보안 및 경비업체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하철보안관은 경찰과 같은 사법권이 없어 단속 과정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욕설을 들어도 특별히 제지할 법적 권한이 없다. 이로 인해 단속에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보안관의 경우 근무 중 이동거리가 하루 평균 약 10km에 달하고, 각종 지하철 범죄 현장에서 종종 몸싸움을 해야 하는 어려움 등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올해 지하철 보안관 채용에는 총 814명이 응시해 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최종 선발된 58명의 합격자는 2주간의 교육 후 오는 24일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서울메트로 김태호 사장은 “최근 지하철 안전에 관한 고객 관심과 기대가 매년 높아짐에 따라 지하철 범죄의 최전방을 사수하는 지하철보안관의 중요성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라며 ““사법권이 없어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사람을 강제로 제지할 권한이 없음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애쓰는 지하철보안관에게 따뜻한 격려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28일 서울메트로 소속 지하철 보안관이 서울 성동구 2호선 성수역 역사에서 술 취한 난동자를 제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