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최근 주가가 주춤거리고 있는 정유주들이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드라이빙 시즌’과 맞물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 가능성도 있어 추가 탄력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유주로 분류되는 주요 종목들은 이달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 거래일 대비 500원(0.31%) 오른 16만3500원을 기록했다. 비록 이날 상승했지만 지난달 말 대비로는 1.80% 하락이다. 같은 기간
S-Oil(010950)도 5.87% 밀렸으며
GS(078930)도 1.52% 하락했다.
이처럼 정유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원유 생산 가속화에 따른 재고 증가 우려 때문이다. 원유정보제공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미국의 원유 시추 시설은 전주 대비 10개 증가한 672기를 기록했다. 이는 12주 연속 증가세이다.
하지만 이는 드라이빙 시즌을 맞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외신 블룸버그는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이 여름 드라이빙 시즌에 증가하는 수요를 대비하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드라이빙 시즌이 기존보다 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드라이빙 시즌인 기존 6월부터 8월이 아닌, 5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5월부터 드라이빙 시즌으로 인해 원유 시장이 매우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6개월 원유 감산 연장도 정유주의 호재가 될 수 있다. 오는 5월25일 예정된 OPEC 정기총회에서 회원국들은 기존 6월까지의 원유 감산을 12월까지 연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 연구원은 “OPEC의 감산을 이끌어 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연장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OPEC의 감산 합의, 드라이빙 시즌 등으로 유가가 일시적으로 60달러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드라이빙 시즌이 유가 상승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드라이빙 시즌에 휘발유 소비가 늘어나고 매출이 증가해 원유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으나 과거 33년의 데이터에서 반드시 그러지는 않았다”며 “다른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OPEC의 감산 연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이로 인한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할 것”이라며 “현재 OPEC의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이며 단기적이다”고 전했다.
정유주가 드라이빙 시즌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미국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AP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