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역대 최대의 의약품 수출액을 올렸다.
녹십자(006280)는 3년 연속 수출액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 제약사의 전체 해외수출액은 크게 감소했다. 기술이전 계약해지 등 해외 변동성에 따라 수출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해외수출액이 246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자체 경신했다. 녹십자가 203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매출액 대비 수출액은 각각 19%, 20%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단일 제약기업이 수출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는 데 의의를 두는 모습이다. 국내 제약업계 시장 규모는 19조원에 달한다. 제약사는 900여개(상장사 80여개)로 추정된다. 이중 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는 20여개에 불과하다. 제약사들은 전문의약품의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책으로 내수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진출에 매달리고 있다. 녹십자가 2014년 단일 제약기업 가운데 최초로 해외수출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녹십자는 백신이 해외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 업체를 제외하고 상위 제약사의 해외수출은 대체로 부진했다. 상위 10개 제약사 가운데 6개사의 수출액이 전년비 역성장했다. 상위 10개 제약사(매출액 순)의 지난해 전체 해외수출액은 9701억원으로 전년(1조3804억원)비 30% 감소했다.
한미약품 수출액이 크게 줄면서 전체 평균 수치가 하락했다. 한미약품의 수출액은 1096억원으로 전년(5864억원)비 81%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에 대규모 신약 기술수출 성과로 수출액이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에는 기술료 수익 감소와 기술계약 수정으로 수출액이 급감했다.
10개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은 지난해 13%로 전년(19%)비 6%포인트 하락했다. 100억원 매출을 가정하면 13억원 정도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실적이라는 계산이다.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해외수출 실적이 엇갈렸다"며 "앞으로는 해외수출에서 성과를 나타내는 제약사 위주로 제약업계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