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의 흑색선전사범 엄정 대응 방침과 맞물려 각 정당의 검찰 고소·고발전이 지난 17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시작된 뒤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주가 되기보다는 경쟁적으로 고발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바른정당은 1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전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측은 "문 후보가 2007년 제62차 유엔 총회 당시 북한 인권결의안 찬성 여부를 북측에 물었는지에 대해서 말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문 후보가 북측 입장을 들어보자고 했다는 회고록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전날에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문 후보를 검찰에 고소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를 비롯해 박지원 대표, 안 후보 측 관계자 등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아무런 직업이 없는 문 후보 아들이 1대1 경쟁률로 5급 공무원에 특채된 것은 비리가 아닌가"라고 말한 점과 박 대표가 "문 후보는 기장 800평 좋은 집에 사는 만큼 집 소유 과정을 공개하라"고 주장한 것 등을 예로 들며 허위사실 유포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미 국민의당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검색어 상단에 노출되는 등 여론을 조작했다며 문 후보 팬클럽 관계자 13명을 14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대선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은 '네거티브' 공방에서 한발 나아가 무더기 고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김수남 검찰총장은 "19대 대선과 관련해 최근 급증하는 흑색선전사범 엄정 대응과 수사 과정·결과에서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이 필요하다"며 "흑색선전은 민의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빌미가 된다. 단호히 대응하고 엄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검찰은 악의적·계획적 '가짜뉴스' 작성·유포행위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선거일이 임박한 흑색선전은 가중처벌할 계획을 세웠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고발장이 들어온 만큼 우선 수사를 할 계획"이라며 "김 총장 지시와 같은 맥락에서 사건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재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