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유력 대선주자들의 창업지원 정책에 대해 공정한 기업 평가와 창업문화 조성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주요 후보들은 창업 활성화를 10대 공약에 포함시키며 힘을 실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 확대 신설 ▲창업투자회사 설립을 위한 납입 자본금 완화(현행 50억원 이상) ▲연대보증제 폐지 ▲성장단계별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을 내세웠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창업중소기업부 및 민관협의체 구축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도입 ▲창업단계별 맞춤형 금융정책 등을 창업 활성화 정책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0월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을 방문해 창업팀 대표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업계에서는 창업 후보다 창업 전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창업 4년차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무조건적인 창업 활성화보다 기술력과 성공 가능성을 갖춘 곳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보증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환영했다. 현재 창업을 위해 자금을 빌리려면 개인이 보증을 서서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업에 실패해 상환이 어려워지면 신용불량자가 돼 재도전에 나서기도 어렵다. 한 관계자는 대신 "연대보증제가 폐지될 경우 은행의 리스크가 커져 지원금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회계처리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스타트업들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스톡옵션은 비용으로 처리된다. 스톡옵션 부여 시점에서 실제로는 현금이 나가지 않았지만 비용으로 처리하다 보니 재무구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창업 7년차를 맞은 안병익 식신 대표는 "스톡옵션은 직원들의 동기 부여에 좋은 제도"라면서도 "이를 적용하기까지 상당한 비용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 상장 기업이 IFRS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도록 회계기준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은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고 회장은 "미국은 어릴 때부터 기업가정신을 가르친다"며 "우리도 취업만이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줘야 하는데 대선 공약에 이런 내용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