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이유있는 적자노선 선택

입력 : 2017-04-23 오후 4:11:17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저가항공(LCC)이 적자에 허덕이는 노선에 잇달아 진출하고 나섰다. 비용절감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 LCC 특성을 활용해 대형사조차 포기한 적자노선을 또 하나의 무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김포~광주노선 및 제주·부산~오사카 노선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이다. 제주항공은 막바지 조율 작업이 한창이고, 티웨이항공은 오는 6월30일 첫 운항을 확정한 상태다.
 
김포~광주노선과 제주~오사카 노선은 대표적인 적자 노선으로 꼽힌다. 김포~광주의 경우 KTX 등 대체 교통수단에 자리를 빼앗겼고, 제주~오사카 역시 제주발 해외 노선의 부진한 수요에 저조한 탑승률을 기록 중이다.
 
주요 LCC의 적자노선 신규 취항에 우려섞인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와 추가 노선 확보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자신하고 있다. 제주공항을 이용 중인 승객들. 사진/뉴시스
 
여행수요 증가와 우호적 환율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국내 항공사들의 올해 전망은 썩 밝지만은 않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데다, 유가반등 및 환율불안 등 만만치 않은 환경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년 말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자본잠식률 50% 이상 항공사에 대해 재무개선 명령을 내리기로 하면서 각 사별로 수익성 제고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때문에 LCC의 적자노선 진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당사자인 LCC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대형사 대비 10%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와 노선 차별화를 동시에 노린다는 목표다. 또 각 지역 기반 노선 신설을 통한 지자체와의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 지역 수요 및 향후 추가 노선 확보를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이번 신규 노선 취항은 대표 관광지인 제주 및 부산과의 협력을 통해 사드 여파로 커진 중국노선 불안정성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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