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K뷰티 신화의 주역 아모레퍼시픽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조치에 따른 한국 관광 금지와 중국내 반한기류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24일 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G(002790))은 1분기 매출이 1억8554억원으로 전년대비 5.5%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785억원으로 9.7% 감소했으며 당기순익은 2662억원으로 18.2% 줄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전망에 미치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등의 브랜드가 자회사로 속해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경기 침체와 3월 이후 해외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인해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었으며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별 실적을 보면 이니스프리가 매출액 1984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에뛰드하우스는 1분기 813억으로 작년과 같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한해 전보다 29% 줄었다. 두 브랜드 모두 매출의 5분의1을 면세점이 차지하는데 해외 관광객 유입 감소로 면세 채널 매출이 부진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이 1조56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1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당기순익은 2235억원으로 15%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으로는 설화수와 헤라, 아이오페 등의 브랜드와 생활용품, 해외사업 실적이 집계된다.
국내사업의 매출액은 1조10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40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설화수와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의 면세점 판매가 줄어든 점이 역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해외사업은 매출액 4770억원, 영업이익 88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17%, 11%의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지난해 연간기준 30% 넘는 신장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률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1분기 아시아지역 매출신장률은 19%로 지난해 연간 성장률 38%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1분기의 우울한 성적표 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2분기 실적이다.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본격 금지된 시점이 지난 3월15일이었던 만큼 2분기에는 예상보다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인 감소는 3월부터 시작해 영햐을 끼친 것이니 2분기에는 더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드 이슈의 영향이 이어진다면 2분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우려하던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실적 부진의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