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제2의 항해' 닻 올린다

20년간 보여준 '도전'과 '개척'…유업계 1위 도약 주도

입력 : 2017-04-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20년째 매일유업(005990)의 수장을 맡으며 유업계 불황 속에도 성장을 주도한 김정완 회장의 리더십이 '지주사 전환'이라는 변신을 앞두고 재조명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지주사(매일홀딩스) 대표는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사업회사(매일유업)는 김 회장의 사촌 동생인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이 각각 맡는다.
 
김 회장이 지난 199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20년만에 '지주사 체제'를 통한 제 2의 도약을 맞게 된 셈이다.
 
김 회장은 유업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의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우유 과잉 재고 속에서 김 회장은 보수경영으로 비용을 줄이는 대신 대신 커피와 치즈 등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해 위기를 넘으며 그만의 도전정신을 증명해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5% 증가한 525억7000만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1조6347억원으로 전년대비 6.0% 증가했다. 지난해 유업계 극심한 불황에 빠진 가운데 거둔 의미있는 성과였다. 매일유업은 2012년 1조7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1조 클럽'에 첫 가입한 뒤 이듬해인 2013년엔 숙명의 라이벌 회사인 남양유업(003920)에게 처음으로 매출 규모에서 역전한 이후 경쟁우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기준으로 서울우유를 제치고 처음으로 업계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에선 매일유업이 지주사 전환을 통한 인적분할을 끝낸 이후 이 같은 실적 상승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매일유업의 이 같은 성장을 이끈 김정완 회장의 경영능력도 높이평가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보성고,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N.C.웨슬리언(Wesleyan)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6년 6월 매일유업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경영일선에 등장했고, 2010년엔 회장에 취임하며 창업주 고 김복용 회장에 이어 본격적인 '2세경영'의 닻을 올린 바 있다.
 
김 회장의 경영철학을 대표하는 단어는 '도전'과 '개척'이다. 특히 남의 것을 따라 하는 '미투' 방식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철저히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늘 강조한다. 김 회장이 추진한 체험형 농장인 상하농원은 6차 산업의 차별화된 성공모델로 주목받는 사례이기도 하다.
 
김 회장의 지독한 '절약 정신'도 종종 회자된다. 매일유업은 설립한 지 47년이 넘었지만 본사 사옥을 소유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현재도 광화문에 있는 한 건물을 임차해 사용 중이다. 선대 회장으로부터 "항상 아껴 써야 한다"는 얘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으면서 절약이 몸에 배었다는 게 매일유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보수적이었던 식품업계에 열린 기업문화를 들여온 것도 김 회장의 결단이었다. 2007년 김 회장은 "자유로운 사고로부터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강조하면서 식품업계 처음으로 전 직원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당시 자율 복장 도입은 보수적인 식품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 회장은 올해 외식사업의 도약을 이끄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재계에서도 소문난 미식가인 김 회장은 외식 사업을 비롯한 신성장동력이 될 신규 사업을 적극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흑자전환한 폴바셋을 통해 커피 사업을 확대하고, 기존 외식브랜드들의 확장도 꾀할 전망이다. 출장이 잦은 김 회장은 지금도 해외에 나가면 유명 레스토랑을 자주 찾아 현지 식문화 트렌드를 살펴보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유업의 외식사업 성공여부는 단순한 유가공 기업이 아닌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본업 경쟁력 제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분유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확대에 주력 중이며 올해는 중국을 타깃으로 한 분유 수출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분유 수출 금액 중 50%를 매일유업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프리미엄 분유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시작하며 실적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 1월엔 208억 원을 투자해 중국 현지에 '아모르매일유업유한공사'를 목단강정강투자유한공사와 공동 설립하며 현지 거점도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업계 1위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린 매일유업의 성장은 안정된 2세경영 체제가 수반됐기에 가능했다"며 "올해는 지주사 전환이라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만큼 김정완 회장이 보여줄 경영능력도 더 주목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지난해 4월 전북 고창 상하농원 오픈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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