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치료제 시장 부진 지속

6개 제품 35억 불과…"약 복용 필수적이지 않아"

입력 : 2017-05-07 오후 12:58:2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비아그라'와 같은 신드롬을 일으킬 남성의약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조루치료제가 기대와는 다르게 부진한 실적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루치료제는 환자의 약 복용이 필수적이지 않은 데다가 음주나 마취제 등 대체 요법까지 많아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인 메나리니가 최초의 경구용 조루치료제인 '프릴리지'를 2009년 국내 발매했다. 동아에스티(170900)가 '네노마', 제일약품(002620)이 '컨덴시아', 종근당(185750)이 '클로잭', JW중외제약(001060)이 '줄리안'을 2014년 나란히 발매했다. 신풍제약(019170)이 '프레야지'를 2015년 출시해 시장에 가장 뒤늦게 합류했다.
 
조루치료제는 개발 당시 성관계로 얻을 수 있는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를 받은 의약품이다. 발기부전치료제처럼 대형약물 탄생의 기대감이 높았다. 발기부전치료제는 같은 기간 시장 규모가 1100억원에 달했다. 국내 판매되는 발기부전치료제가 10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조루치료제는 부진한 실적에 그쳤다. 국내 발매된 조루치료제는 6개 제품에 불과하다. IMS데이터 기준, 조루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5억원으로 전년(36억원)비 1억원 정도가 감소했다. 메나리니의 프릴리지가 22억원, 동아에스티 네노마가 8억원, 제일약품 컨덴시아와 종근당 클로잭이 각각 2억원, JW중외제약 줄리안이 1억원 순이었다. 신풍제약의 프레야지는 약 4000억원 판매에 그쳤다
 
조루치료제는 발기부전치료제와 달리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질환 특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은 음경 발기가 잘 되지 않아 약을 먹지 않으면 성관계가 어렵다. 이와 달리 조루는 사정 지연이 목적인 데다가 음주, 마취제 등 대체요법이 많아 환자들이 약 복용을 필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보인다.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데다가 사정지연을 위해서 지불해야 할 비용이 높다는 것도 요인이다. 발기부전치료제와 조루치료제가 각각 1정당 최저 3000원 정도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구매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장 규모가 작아 복제약 개발도 저조한 양상이다. 프릴리지는 지난해 독점기간 만료됐지만, 복제약은 신풍제약이 유일하게 발매했다. 일부 제약사들이 프릴리지 복제약을 개발했지만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상용화를 포기했다. 동아에스티 네노마, 제일약품 컨덴시아, 종근당 클로잭, JW중외제약 줄리안은 씨티씨바이오가 자체 개발해 판권을 나눠준 국산신약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루치료제는 발기부전치료제와 달리 소비자의 수요에 있어서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다만 두 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가 개발 중이어서 발기부전치료제의 판도변화와 조루치료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메나리니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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