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유통업계에서 소비자 욕구를 자극하는 ‘한정판 마케팅’이 인기다. 남다른 기대감과 희소성으로 포장된 한정판 제품은 비싼 가격임에도 완판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건설사들도 한정판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사들이 앞다퉈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가 고분양가를 조장하는 동시에 양극화를 조장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집은 주거가 주 목적이 돼야 바람직한데 투기를 조장한다는 것도 문제다.
롯데건설은 이르면 다음달 ‘시그니처 캐슬’이라는 최고급 브랜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000720) ‘디에이치’,
대림산업(000210) ‘아크로’,
대우건설(047040) ‘써밋’과 같은 최고급 브랜드다.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브랜드로 강남 일대 고급주택 이미지를 강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경쟁적 고급 브랜드 도입이 결국 분양가 인상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 기존 아파트와 설계상 큰 차이가 없지만, 화려한 외관과 값비싼 인테리어, 고급 커뮤니티 시설 등 차별화를 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집 값을 올리는데 일조하게된다.
분양가는 오를 수밖에 없고, 이를 통해 건설사는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과잉공급과 금리인상 등으로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부동산시장이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는 건설사들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한 것도 고급 브랜드 도입과 시기 적절하게 맞물렸다.
지난해 8월 처음 모습을 드러낸 현대건설의 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3.3㎡당(평당) 평균 4137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분양 보증 거부를 3차례나 받은 바 있다.
또 대우건설의 써밋을 적용키로 한 과천주공1단지는 지난해 5월 분양한 과천주공7단지의 평당 분양가 2700만원과 비교하면 약 20% 이상 상승했다. 인근 재건축 아파트 조합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건설사의 도를 넘은 고분양가 책정과 고급 마케팅 전략이 양극화와 지역격차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관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강남과 비강남의 대립구도가 가속화되고, 이는 사회를 크게 갈라놓을 수 있다. 건설사들은 지나친 고분양가 고급아파트로 양극화를 조장하기보다는 내실있는 상품을 많이 팔아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과잉분양가에 제동을 걸어 부동산을 통한 사회적 혼란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