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청소년의 진로 탐색과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도입한 자유학기제가 성공을 거두려면 각 지역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과 프로그램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지역 자유학기제운영실태와 활성화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서울시는 프로그램 정보를 수집·제공하거나, 산하기관 및 청소년수련시설 프로그램 운영사업을 지원하는 정도의 다소 소극적인 지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공공기관의 57.1%가 학교와 연계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로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 산하기관 및 투자·출연기관은 42.9%에 불과했다.
시 산하기관 및 투자·출연기관 기관장의 자유학기제에 대한 관심은 48.6%로 높았지만 기관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40%)이나 자유학기제 관련 논의(37.1%), 예산 배정(20%), 상시인력존재(20%) 등이 부족해 실질적인 지원은 미흡했다.
또 시교육청과 자치구가 함께 운영하는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나 청소년수련시설, 도서관은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도 비용이 없거나 적게 드는 기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학교별 자유학기제 예산은 학생 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000여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강사 인건비와 관련 교사 연수 등으로 사용돼 일부 재료비마저 학생이 부담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공공기관이나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청소년수련시설 자체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한정적인 프로그램으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현행 자유학기제는 시교육청과 교육부가 권한을 가지고 수행하는 업무인만큼 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시가 보조적 지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조례 제정을 통한 지원체계 구축과 예산 확보, 인력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이혜숙 책임연구원은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기를 탐색하고, 전인적 성장을 돕는 일은 교육청만의 업무는 아니다“라며 ”시가 나서 진로체험처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담당자 교육과 연수를 실시해 전문성을 높여가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 연구원은 “시 기관 평가지표에 진로체험처 제공사항을 반영하거나, 서울시 평생교육정책관 청소년담당관에서 ‘(가칭)서울시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를 설치 혹은 기존 기관에 지정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혁신자유학년제’와 중학교 3학년말에 실시하는 ‘맞춤형자유학년제’, 고교 자유학년제인 일명 ‘오디세이 학교’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자유학기제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영화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