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로…하반기 전자·IT산업 기상도

입력 : 2017-05-11 오후 2:30:14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상반기 국내 경기가 빠르게 회복세를 띄면서 주력 산업에도 훈풍이 불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개선세가 이어졌으며,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업황 호조에 시장 지배력까지 더해져 주연 자리를 확고히 하고, 그외 부품산업도 모처럼만의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가전은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렵겠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주도권을 견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바일은 시장이 성숙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정체, 예전의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반도체
슈퍼 호황을 맞은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에도 순풍이 예상된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지난해 6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한 뒤 현재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이런 추세는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게 D램익스체인지 판단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를 통해 "연말까지 수요 대비 공급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공급부족의 정도는 지난해 하반기나 올 상반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의 본격적인 개화로 접어들었다.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TV용 LCD 패널의 고화질·대형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LCD 시장이 내년까지 호황을 누릴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패널 가격 상승폭이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공급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OLED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중소형 OLED 수요가 크게 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수혜가 확실시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OLED 패널 수요가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2억대에 이를 전망"이라며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 심각한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뜻밖의 호실적을 내며 기존 간판의 모습을 되찾은 가전은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에어컨 특수가 기대된다. 극심한 황사와 미세먼지로 공기청정기의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35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전세계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5% 정도지만, 성장 속도는 일반 가전 대비 3배가량 높다"며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가전시장은 에너지 고효율 가전으로의 교체수요 증가, IoT 가전시장 형성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3.1%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성장 정체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은 하반기에도 소폭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18억8700만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19억1000만대 수준으로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 상반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8,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8 등 대작들이 출격하지만 한정된 교체수요 등으로 예년의 압도적 성장은 어려워 보인다. 특히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 3인방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전체적인 성장은 정체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중심으로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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