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졸음운전, 피로 아닌 기면증이 원인일 수도

입력 : 2017-05-16 오후 12:26:51
 
한국도로공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고속도로 내 계절변화에 따른 졸음운전 사고 분석 결과 중 봄철 졸음사고가 604건으로 겨울 554건에 비해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봄철 교통사고 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졸음운전은 단 몇 초의 시간에도 치명적인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운전 시 하품, 눈꺼풀 무거워짐 현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운전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보다 날씨가 따뜻해져 몸의 긴장이 풀리기 쉬운 요즘 같은 봄철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하루에 7~8시간 정도 충분히 수면을 취했음에도 낮 동안 졸음이 나타난다면 수면장애의 일종인 기면증이 졸음의 원인일 수 있다. 기면증은 뇌 안의 각성 조절물질인 하이포크레틴이 적게 만들어져 유발되는 수면장애로 낮 시간의 과도한 졸음이 대표적 증상이다.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길을 걷거나,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잠에 빠져야만 기면증인 것은 아니다. 기면증의 증상에는 일상생활 중 갑자기 잠이 드는 수면발작, 갑작스럽게 근력의 손실이 오는 탈력발작, 가위눌림, 환각과 환청 등 그 증상의 양상과 진행 정도가 다양하다.
 
기면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만 여기고 치료를 받지 않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기면증을 방치하다가는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고 졸음운전,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충분히 잠을 잤음에도 일상생활 중 심한 졸음이 나타나고 이상 증상까지 있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기면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1박 2일에 걸쳐 야간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낮 동안의 졸음을 평가하는 입면기 반복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른 수면장애는 없는지, 야간 수면의 질은 어떤지 파악한 뒤 치료가 진행된다.
 
하이포크레틴이 부족해 유발되는 질병인 만큼 도파민, 세로토닌, 히스타민 등의 각성 물질 분비를 돕는 ‘모다피닐’ 약물을 복용하면 뇌가 깨어있음을 인지하도록 해 기면증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약물 부작용이 적고 내성이 없어서 청소년들도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기면증 환자는 낮 동안의 졸음을 통제하기 어려우므로 최대한 증상이 심해지기 전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수면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 후 적절히 약을 복용하고, 생활습관과 일상생활주기의 교정까지 이뤄진다면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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