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골프존이 '안방'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가맹전환 사업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지만 오히려 본사가 있는 대전에서는 단 3개 매장만 가맹 전환을 한 것이다. 골프존 본사가 운영하는 골프테마파크인 '조이마루'가 대전지역 스크린골프 고객수요를 흡수하면서 스스로 가맹사업에 힘을 빼고 있는 형국이다.
16일
골프존(215000)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 골프존파크 가맹점 계약건수는 700개를 넘어섰다. 실제 매장을 연 곳은 530여개이며 200여개 매장은 아직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500호를 돌파한 이후 빠른 속도로 가맹 전환을 이어간 셈이다.
하지만 골프존의 본거지인 대전에서는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현재까지 대전은 3개 매장 만이 가맹 전환했다. 경기도(141개)와 서울(81개)에 비해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서도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이는 골프테마파크 조이마루의 영향이라는 게 지역 스크린골프 사업주들의 공통된 얘기다.
조이마루는 골프존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국내 최초 골프테마파크다. 대전의 본사 건물과도 나란히 위치해 있으며, 27개의 스크린골프 부스를 비롯해 피트니스, 사우나 등 시설이 갖춰져 있다. 회원제로만 운영되며 연회비는 590만원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조이마루는 비회원은 이용할 수 없다"며 "조이마루의 스크린골프 시설을 활용해 전국 스크린골프대회를 여는 등 행사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스크린골프장인 조이마루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도 영업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조이마루 관계자도 "회원 한 명을 동행하면 비회원은 별도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안정화, 상권보호, 점주 권익 보호 등을 내세우며 가맹 전환을 추진한 골프존이 오히려 기존 점주들의 수요를 빼앗아 가맹 전환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는 꼴이 됐다. 대전에서 골프존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점주 입장에서 소위 돈되는 단체 손님들은 같은 지역 내에 시설이 좋은 그쪽(조이마루)으로 몰린다"며 "비회원도 이용할 수 있게끔 하는 꼼수로 초대형 시설을 갖춘 조이마루가 단체 손님들을 싹쓸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전에 위치한 골프존타워(왼쪽)와 골프존 조이마루. 사진제공=골프존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