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알짜 노선 운항정지 위기

유가·사드에 추가 악재…"판결문 접수 후 상고 여부 결정"

입력 : 2017-05-17 오후 4:27:58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인천과 샌프란시스코 간 운항정지 취소처분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국제유가 상승 등 기존 양대 악재와 맞물리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졌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용빈)는 17일 지난 2014년 12월5일 국토교통부가 내린 운항정지 처분에 아시아나항공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당 항공편 기장들이 착륙 과정에서 운항규범 위반 또는 판단 오류 등으로 부적절한 조치를 취하거나, 각 상황에 대한 대처를 미흡하게 한 과실과 아시아나항공 측이 감독에 관한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국토부가 내린 운항정지 행정처분이 과도한 재량권 행사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아시아나 전체 여객 노선 가운데 약 18%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미주 노선 중에서도 핵심 노선으로 꼽힌다. 주 7회 운항하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평균 연간 탑승률이 90%에 육박하며, 여름 성수기엔 94~95%까지 치솟는 등 아시아나항공의 대표적 효자 노선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샌프란시스코 운항정지 취소처분 항소심에서 패소하며 또 하나의 수익성 악재와 맞닥뜨렸다. 2013년 사고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대기 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 측은 45일의 운항정지 처분 기간 발생하는 노선 수입 감소 추정액을 정지기간 162억원, 운항정지 전후 기간 205억원 등 총 36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 263억원 보다 100억원가량 많다. 특히 1분기 악재로 작용했던 유가 상승과 중국 여객 감소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알짜배기 노선이 운항정지에 처할 위기에 놓이면서 향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다만, 항소심에서 패소한 아시아나항공이 당장 해당 노선 운항정지에 돌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상고를 통해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판결 확정시까지 행정처분은 효력이 없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4년 국토부의 운항처분 당시에도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해당 노선에 대한 정상 운항을 지속해왔다. 향후 여름 휴가철을 비롯한 항공 수요 성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해당 노선 타격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상고 또는 집행정지 신청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역시 실제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해도 항공사 수익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이행할 예정이다. 곽영필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 사무관은 "기각 판결이 났다고 해도 판결 90일 이내에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는 만큼 2주내 결정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 상고 여부를 확인하고,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해도 여객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노선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재판부의 판결 취지를 정확히 확인한 후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운항정지에 따른 소비자 불편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판결에 아쉽다"며 "판결문 정식 접수 이후에 상고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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