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중국인 관광객 감소…피해 15조원 추산

지난해 중국인 총 여행 경비 18조원…차별화 필요

입력 : 2017-05-21 오전 11:00:00
[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피해 규모가 15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제한 조치가 국내 소비재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조치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 피해 규모는 5조6000억원에서 최대 1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구체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경비 감소인 직접 피해액은 5조~15조원, 쇼핑경비 감소로 유발되는 관련 소비재산업의 생산감소액은 최대 3000억원까지 예상됐다.
 
한류 열풍이 불면서 2010년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0년 100만명이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700만명까지 증가하는 등 6년 동안 38%의 급성장을 가져왔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비중에서도 지난 2010년 15.9%에 불과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는 49.9%로 절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에 따라 올해 3월부터는 여행상품 판매가 금지됐고, 최근 한 달 사이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줄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국내 소비재 산업을 비롯해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총 여행경비는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고, 2010년 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5.4%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지출한 쇼핑 경비는 최근 6년 사이 56.1%가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12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이 강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화장품과 관광 관련 대표기업의 주가가 대체로 하락했다"며 "이는 중국발 악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화장품 업체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한한령 강화 이후 초과수익률이 각각 6.9%, 7.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숙박업과 항공업 관련 대표기업의 초과수익률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업황이 악화되는 것을 나타냈다.
 
문제는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조치가 계속 되는한 중국인 관광객 규모와 국내 쇼핑 지출액이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국인 1인당 쇼핑금액은 180만원 수준이다.
 
산업연은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총 쇼핑지출액은 지난해 대비 최소 52%에서 최대 80%까지 감소할 전망"이라며 "여행상품 판매금지 조치가 6개월간 지속될 경우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지출하는 쇼핑경비 규모는 조치가 없을 가상적 상황보다 54%에서 8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한령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같은 정치적 갈등이 한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중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임자 산업연 연구위원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20~30대 신세대 중심의 싼커(개별관광객) 맞춤형 여행콘텐츠 개발을 통한 중국인 여행객 저변 확대하는 한편, 중국 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소비재 의 고급화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추이 및 증감률. 자료/산업연구원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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