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IFRS17 기준서가 확정되면서 보험사들은 본격적인 자본확충에 들어갔다. 일부 중소형사는 지점 통폐합을 통해 비용을 조달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반면,
삼성생명(032830),
삼성화재(000810) 등 1위사와 외국계 보험사는 당장 자본확충이 필요 없어 느긋한 입장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1년에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업계 전체로 최소 20조원이상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형보험사들도 앞다퉈 자본확충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유로운 회사들도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급한 회사는 RBC 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진 회사로 흥국생명 145.4%, KDB생명은 125.7%, MG손해보험은 133.6% 등이다.
이 중 가장 자본확충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올 1분기(1∼3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해 총 500억원을 마련했다. IFRS17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점 통폐합 방안을 발표했으며 계열사인
흥국화재(000540) 지분 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다. KDB생명과 MG손해보험도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새마을금고에 증자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들 회사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본확충을 진행 중이지만 RBC 비율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라 증자에 대한 대주주의 불만이 있는 상황"이라며 "후순위채와 신종자본 증권도 발행 한도가 있어 체질개선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동양생명(082640)은 지갑이 두둑한 대주주를 만나 자본확충과 관련한 고민이 없다. 동양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5000억원을 증자받아 RBC 비율이 약 50% 포인트 올라 작년 말 기준 235% 수준이다.
반대로 여유로운 회사들도 있다. PCA생명(352.6%), ING생명(319.2%), 라이나생명(316.0%) 등 외국계 생보사와 업계 1위 삼성생명도 313%로 비교적 여유롭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333.3%로 여유로운 상황이다. 이들 보험사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IFRS17 도입과 K-ICS(신지급여력제도)에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 규모와 능력이 회사별로 천차만별이다. 앞으로 몇 년간 보험사의 지각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몇 년 후에는 보험사가 지금보다 훨씬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