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요건 강화…상장사 IPO 등 대형 딜에 촉각

"자회사 지분 확대 위한 유상증자·IPO등 활발"…현대오일뱅크, 롯데그룹 관심

입력 : 2017-05-22 오후 2:23:4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상장사들의 주식 스왑(지분 교환)과 기업공개(IPO)가 한층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주사의 자회사 의무 소유 비율 강화 방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기업들의 실탄 확보 전략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정부의 정치·경제 분야 핵심 기조로 '재벌개혁을 골자로 하는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재벌 중심의 자본주의와 불평등한 경제구조를 비틀겠다는 의지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심화 되는 모양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지주사들이 추가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IPO와 유상증자로 주식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롯데그룹도 10월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만큼 이 과정에서 진행될 대형 딜에 업계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언급했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의 핵심은 자회사 지분의 의무 소유비율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작년 하반기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신정부 출범을 맞아 6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될 경우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소유비율이 현행 20%(비상장사 40%)에서 30%(비상장사 50%)로 강화된다. 지주사의 부채비율 한도는 200%에서 100%로 강화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개정안 시행후 자회사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야 하는 지주회사(1분기 기준)는 SK, CJ, 동아쏘시오홀딩스, 한솔홀딩스, 코오롱, 한진칼 등이다. SK의 SK증권(001510)에 대한 지분율은 10%에 불과하다. SK그룹은 SK텔레콤(017670)과(4.8%) SK하이닉스(000660)(9.9%)의 추가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만 4조원을 훌쩍 넘는다.
 
김태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은 계열 내 자금지원의 중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분관계를 정리하는 등의 대체적인 방법도 있겠지만, 중단기적으로는 계열 내 자금지원 여력히 현저히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장사들은 소요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주로 유상증자나 자회사 IPO, 주식 스왑의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동성 문제에 부딪칠 경우 크레딧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어급 IPO로 주목받는 곳은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0일 현대로보틱스(267250), 현대일렉트릭(267260), 현대건설기계(267270), 현대중공업(009540) 등 4개 회사로 재상장하며,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과정에서 현대오일뱅크의 IPO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대로보틱스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율은 91.3%에 달한다.
 
기업들의 주식 스왑과 유상증자도 활발해질 수 있다. 주식 스왑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서로 맞바꾸는 방식을 말한다. 앞서 한솔홀딩스도 한솔그룹의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와 주식스왑을 통해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자분 확대를 위해 회사채 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할 수도 있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부채비율 한도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유인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장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주식 스왑(지분 교환)과 기업공개(IPO)가 한층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대기업 전경.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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