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5G 입은 U-20 경기장…VR 화질 개선은 시급

KT, 전주·수원 경기장에 자체 규격으로 5G 시범망 구축…초점은 평창동계올림픽

입력 : 2017-05-24 오전 10:00:00
[전주=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23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A조 2차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전 예선전을 아직 1시간 앞뒀지만 경기장 앞은 축구팬과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주 월드컵경기장 입구에 마련된 KT의 CD존에서 관람객들이 5G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자 경기장 입구에 KT(030200)의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CD(커머셜 디스플레이)존이 관람객을 먼저 맞이했다. KT는 이번 대회가 치러지는 전국 6개 경기장 중 한국 대표팀의 예선 경기와 결승전이 열리는 전주 월드컵경기장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 5G 시범망을 구축하고 CD존을 마련했다. KT는 이번 U-20 월드컵의 IT 분야 공식 후원사다.
 
KT는 CD존에서 '360도 VR(가상현실)'과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360도 VR은 경기의 라이브 영상과 VOD(주문형비디오)를 CD존에 비치된 VR기기를 통해 제공한다. 경기장 양쪽 골대 뒤에 각각 5대씩 설치된 총 10대의 카메라들이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5G 기지국에 보낸 후, 이를 취합하고 가공해 최종 VR 영상이 만들어진다.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FIFA U-20 WC 2017 VR Player'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아 LTE 환경에서도 경기 영상을 볼 수 있다. iOS 버전은 현재 애플의 심사가 진행 중이라 출시되지 않았다.
 
이날 관람객들은 CD존에서 삼성전자(005930)의 기어VR와 갤럭시S7을 결합해 경기 영상을 체험했다. 다만 기어VR을 통해 본 영상 화질은 풀HD 이상의 고화질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기어VR을 조작해 초점을 최대한 맞춰도 오랫동안 보기에는 눈이 피로했다. 유형수 KT 미래사업개발단 차장은 "기어VR을 통해 보는 화질은 풀HD와 SD의 중간 정도"라며 "360도 영상을 4K 화질로 촬영하지만 그중 일부를 잘라서 보여주므로 화질은 낮으며 스마트폰 앱에서 보면 화질은 더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더 나은 화질의 VR을 선보이려면 안정적인 5G망 구축을 비롯해 고화질의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와 이를 감상하는 모바일 기기 성능의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화질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VR 플레이어 앱은 LTE 환경에서는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에서 앱을 실행했지만 화면이 자주 끊기면서 매끄러운 영상을 재생하지 못했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 관람객들이 KT의 CD존에서 360도 VR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박현준 기자
 
360도 VR의 오른편에는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골 장면 등 보고 싶은 순간에 중계 화면을 멈춰놓고 다양한 각도에서 정지 화면을 돌려볼 수 있는 서비스다. KT는 해당 서비스를 CD존에서 스마트폰과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선보였다. 고용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5G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경기장 남쪽에 TV용 74개, 모바일용 20개 등 총 94개의 타임 슬라이스용 카메라를 설치했다. 카메라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선수들의 플레이 영상을 병합해 슬라이스 장면을 만들어낸다. KT는 타임슬라이스 화면을 TV 중계용으로 방송사에 제공했다.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다. 천왕성 KT 융합기술원 PM은 "타임슬라이스 모바일 앱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출시 시기도 미정"이라고 말했다.
 
KT의 5G 시범 서비스는 경기장에 설치된 5G 기지국과 단말기, 서울 우면동의 5G 코어 장비, 성남 분당구의 CDN센터가 연계돼 이뤄진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분당 CDN센터의 VR서버와 타임슬라이스 플랫폼으로 전송하면, 우면동의 5G 코어 장비가 이를 취합한다. 취합된 데이터는 경기장에 설치된 5G 기지국으로 전송되며, 이는 경기장의 5G 단말기를 거쳐 VR체험기기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영상으로 나오는 방식이다.
 
KT는 지난 2월 강릉 아이스아레나 경기장과 평창, 정선 등에서 열린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도 360도 VR과 타임슬라이스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는 자사의 5G 규격을 적용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 정준호 KT 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 팀장은 "기지국과 단말 장치는 28기가헤르츠(GHz)의 속도로 통신 중"이라며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5G 단말기의 크기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정도로 작게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설치된 5G 단말기. 사진/박현준 기자
 
 
전주=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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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