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최악의 미세먼지에 국민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전국 초·중·고 10곳 중 9곳은 미세먼지 공기청정기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호흡기 질환 등 건강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이 25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전국 초·중·고 1만1782곳의 9.8%인 1160곳만 미세먼지 공기청정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만612곳(90.1%)은 공기청정기가 단 1대도 없어 학생들이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전국 17개 시도 지역별로 보면 인천의 보유율이 37.4%(508곳 중 190곳 보유)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세종 16%(81곳 중 13곳 보유), 전남 12.8%(876곳 중 112곳), 대전 11.8%(297곳 중 35곳)로 뒤를 이었다. 반면 경북 2.9%(970곳 중 28곳 보유), 대구 2.9%(446곳 중 13곳 보유)는 최하위로 조사됐다.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8.4%(1304곳 중 109곳)로, 9위에 집계됐다.
홍철호 의원은 “단축수업이나 등하교 시간 조정 등의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학교마다 공기청정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하고, 교육재정이 열악한 현실을 고려해 국가에서 필요한 예산을 긴급 지원하는 법안을 적극 검토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세먼지 응급 감축 대책인 ‘3호 업무지시’를 발표하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셧다운’(일시 가동중단) 등을 지시했다.
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에게 ‘미세먼지 대책기구’ 설치를 지시하고, 전국 초중고에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시절 ▲경유차 감축 ▲친환경차 보급 확대 ▲공공 교통시설 미세먼지 저감시설 설치 의무화 ▲한·중 정상외교 주요의제화 같은 공약을 선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찾아가는 대통령 2편으로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미세먼지 바로알기 방문교실에 참석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