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기간과 최근 여야 원내대표 청와대 오찬에서 내년 지방선거와 헌법개정(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를 거듭 공언한 가운데 감사원 위상제고가 개헌항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감사원 독립성 확보는 역대 정부마다 숙제로 떠올랐지만 그간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해왔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자문위) 정치·행정분과 박범계 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진행된 감사원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 문제와 전문성 제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회계감사권·직무감사권을 제대로 수행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개헌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감사원을 독립기구화할지, 아니면 국회로 이관할지 여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그간 행정부에 대해 독립성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반면 국회와는 업무연계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 위원장은 “감사원은 행정부에 소속된 기관이기 이전에 국회와의 업무적 연계성이 가장 큰 기관”이라며 “그런데도 국정감사 때마다 감사 사안에 대한 접근이 참 어려웠다. 이미 발표된 감사 사안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소장자료를 보려면 교섭단체 대표를 뽑아 필기도 못한 채 눈으로 열람하는 데 그쳤다”고 개선 필요성을 밝혔다.
뒤이어 열린 국가인권위원회의 자문위 대상 업무보고에서는 인권위가 정부 내 인권침해 파수꾼이자 인권업무 견인차 구실을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박 위원장은 “(인권위가) 오래 전부터 정부부처와 국가기관에 대한 여러 권고안을 내왔지만 강제력과 구속력이 없어서 수용 여부는 기관 자유에 맡겨왔다”며 “이에 따라 수용 정도와 수용률 편차가 심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인권위의 대통령 특별보고 정례화와 인권위로부터 권고를 받은 각급 기관의 수용률 향상 등 위상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자문위는 새로운 고위 공직자 임용 기준안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진표 자문위원장은 “최근 고위 공직자 인사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을 없애고 국정을 운영할 인재를 적소에 기용하기 위해 합당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자문위 활동기간 내에 합리적인 안을 마련해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함께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가운데)이 28일 오후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업무보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