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임단협 장기화에 노노갈등 조짐

노조 집행부, 연말 선거 의식 고강도 투쟁…장기화에 피로감도 누적

입력 : 2017-05-30 오후 6:51:24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현대중공업(009540) 노사관계가 조선업 침체와 구조조정 등으로 벼랑 끝에 섰다. 임단협 협상이 1년 넘게 지연되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와 노노갈등이라는 또 다른 국면도 예고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30일 울산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지난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조선업 불황을 이유로 기본급 20%의 반납과 상여금 분할 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시한 제안을 모두 철회하고, 노조가 납득할 수 있는 임금 인상안과 고용보장 등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임단협은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장기화 국면에 빠졌다. 협상이 지연되자 백형록 노조지부장은 지난 18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했고, 노조 간부 2명은 울산시의회 옥상을 점거한 채 울산시와 울산시의회 차원의 중재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도 높은 투쟁은 올 연말 노조 선거를 앞둔 집행부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집행부가 협상에 소극적일 경우 리더십 부재 여론이 노조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노조 간부 2명은 지난 26일부터 울산시의회 옥상을 점거하고 '2016년 임단협' 협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반면 2016년 임단협 지연과 2017년 임금 협상이 맞물리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조합원 A씨는 "2016년 임단협이 80차례 넘게 진행됐지만 타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해양 부문에서는 일거리가 없어 휴업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시간을 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집행부가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서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부 관계자는 "협상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일부 노조원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노조원 대부분이 회사 요구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9일 사내소식지 인사저널을 통해 "노조는 단식과 점거 농성을 멈추고 하루속히 교섭에 복귀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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