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드 추가 반입 고강도 조사 예고

청와대 "의도적 보고 누락"…한민구 "지시한 일 없다"

입력 : 2017-05-31 오후 5:02:5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보고를 누락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청와대가 국방부에 대해 고강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반입 보고누락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방부가 4기 추가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실무자가 당초 작성한 보고서 초안엔 ‘6기 발사대 모 캠프’ 보관이란 문구가 명기돼 있었으나 수차례 강독 과정에서 문구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 부분은 피조사자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전날 '지난 26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추가 반입을 보고했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5일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한 데 이어 이튿날 청와대에 추가 반입 사실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날 입장은 달랐다. 윤 수석은 “지난 26일 정 안보실장이 국방부 정책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나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었다”며 “이상철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이 보고에 참석했던 관계자 한 명을 보고 후 자신의 사무실로 따로 불러 세부적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던 중 사드 4기의 추가 반입 사실을 최초로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뒤이어 “정 실장이 지난 28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오찬을 함께하며 ‘사드 4기가 추가 반입됐다는데요’라고 물었으나 한 장관은 ‘그런게 있었습니까’라고 답했다”라는 내용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한민구 장관은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발사대 4기 반입 사실을 누락한 경위를 묻는 질문에 “제가 지시한 일이 없다, 지시할 일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보고서에서 발사대 4기의 추가반입 사실을 누락한 이유에 대해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국방부에 대한 인사조치도 취해질 전망이다.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등 박근혜 정부의 외교 안보라인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맥 손베리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을 접견, 환담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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