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이마트(139480)가 중국 진출 20년만에 완전 철수를 선언했지만 '10년' 된 롯데마트는 중국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두 오너의 상반된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사업 위기 속 '철수'와 '유지'라는 양사 오너의 상이한 판단은 향후 두 기업의 글로벌 시장확대와 맞물려 경영능력 검증의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1997년 이마트가 중국에 진출한 이후 20년 만에 시장 철수를 준비 중이다.전날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중국 시장에서 철수시키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업계에선 이마트의 중국 시장 철수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달 들어 중국의 사드 훈풍설이 잠시 돌았지만 지속된 적자와 매출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종 철수 결정까지 정 부회장의 의중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중국 내 매장을 27개까지 늘리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현지화 실패의 쓴맛을 보고 2011년부터 지속해서 점포를 줄여왔다. 2017년 현재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상하이 라오시먼점을 비롯해 2개 점포를 폐점하면 5개 점포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중국 이마트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된 것도 시장 철수를 부추겼다. 이마트의 중국 사업은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3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측은 중국 점포마다 계약 조건이 다른 만큼 이에 맞춰 순차적 철수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반면 롯데마트는 중국사업 유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는 지속된 적자와 '사드 국내 배치' 에 따른 영업정지 파장까지 더해지며 최근까지 철수설과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재까지 중국 롯데마트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롯데마트의 74곳의 현지 점포가 지난달 28일부로 영업정지 기한이 만료됐지만 현재까지 중국 정부로부터 영업재개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방침을 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롯데마트는 영업손실은 2013년 830억원에서 2014년 1410억원, 2015년 1480억원, 지난해 1240억원 등 4년간 누적손실이 4960억원에 이른다. 올해 영업정지 직격탄을 맞은만큼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엔 중국 유통전문매체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롯데가 최근 융후이, 다룬파, 월마트 등 유통업체들과 중국 사업 부문 매각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최근까지도 '중국 철수 불가'를 천명해왔다. 신 회장은
롯데쇼핑(023530) 이사회를 통해 3000여억원의 자금을 중국 롯데마트에 긴급수혈하며 '철수 불가'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마트가 중국 사업철수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구조조정 이후에도 영업손실이 계속됐기 때문이고 오너 결단 속에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라며 "롯데마트는 이미 적자기조였던만큼 영업정지로 인한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오너의 사업의지가 확고한 만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