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정부가 지난 5일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등을 목표로 발표한 추가경정(추경)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예산 통과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7일 서울 용산구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역할을 소방관이 해야 한다면서도 충분한 인원이 소방·구조 차량에 탑승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임기 중에 적어도 법적 기준에 부족한 1만9000명 이상의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소방학교를 방문해 “기준 인력보다 부족한 소방공무원 1만9000명의 교육훈련만 감당되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충원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력확충 외에 각종 장비구입에 필요한 예산확충과 지방직 신분인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심리치유센터 설립 등에 나설 것도 약속했다.
정부는 제출한 추경예산안을 통해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부문에서 7만1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직(4500명)과 지방직(7500명)을 합해 공무원만 1만2000명을, 공공 부문에서 별도로 5만9000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내용이다. 공무원 중에는 소방관과 경찰관, 부사관·군무원, 사회복지공무원 등 채용 규모를 각각 1500명으로 책정하는 등 국민 안전을 위해 시급한 직군 중심으로 채용계획을 수립했음을 강조하는 중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소방인력 확충 계획을 당장 금년부터 실행하기 위해 추경안 속에 소방관 1500명 증원 계획을 포함했다. 금년부터 즉각 실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여당에서는 이번 추경안 발표가 일자리를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통과 의지를 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청년실업률이 올해 4월 11.2%로 최악인 가운데 이번 추경안이 국민들에게는 일자리의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에서는 추경안 처리 타이밍이 늦어지면 효과가 반감된다며 개별적인 야당 설득에까지 나서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내 모 대학 경제학과 교수도 “소방·경찰공무원을 비롯해 공공부문은 일자리 측면은 물론 복지 차원에서도 늘어나야 하는 것이 맞다”며 “(추가세수로 인한) 재원도 이미 마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정책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추경을 통해 공무원 수를 갑자기, 급격히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반발하는 중이다.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현재도 매년 4만명 이상의 공무원이 신규 채용되고 있는데 추가로 5년 간 17만4000명을 더 채용하겠다는 것은 관료주의와 국가부채 증가를 야기, 국가경쟁력을 상실하는 길”(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이르면 내주 초 국회를 찾아 추경 통과를 촉구하는 시정연설에 나설 계획에 있는 것도 이런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7일)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 본회의 일정을 고려해 (시정연설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력 확충과는 별개로 안전업무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에는 정치권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각 당 의원들은 현재 지방직인 소방공무원 신분을 국가직으로 변경하거나, 소방공무원들이 다른 직군에 비해 승진에 필요한 기간이 긴 점을 개선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 개정안 등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첫 번째)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소방서를 찾아 소방대원들을 격려하며 커피를 따라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