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첫 외교 데뷔무대인 한·미 정상회담이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이슈 등을 놓고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상회담 공식 의제에 오르는 것과 별개로 어떻게든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정상회담 일정이나 의제 등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의제 조율 등을 위해 지난 1일 출국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일 귀국한 것과 별도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중 사드는 양국 간 가장 큰 현안으로 불거지며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는 전날 사드 발사대 추가배치를 위해서는 전략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들고 나왔다. 사드 사업면적이 공여된 부지 70만㎡ 전체임에도 국방부가 이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 인정, 6개월이면 끝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만 진행 중이라며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령 괌에 사드를 배치할 때 환경영향평가가 23개월 걸린 점도 강조함으로써 시간을 버는 한편 다른 외교적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사드가 철회될 일이 없을 거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믿는다’며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까지 사드배치 문제의 연기가 아닌 '실질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도 또다른 불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부터 일관되게 미국 중심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부터 ‘FTA 재협상’을 언급한 상황이다. 지난 5일 확정된 정부조직개편안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에 통상교섭본부를 둔 것도 정상회담을 앞둔 단기대응과 별도로 재협상 논의가 가시화될 경우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이 회의실에 들어오는 동안 수석 보좌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