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정농단' 사태를 알고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번 주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우 전 수석의 첫 정식 재판을 진행한다. 공판준비 절차와 달리 정식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출석이 의무인 만큼 우 전 수석이 어떤 모습으로 재판에 나올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우 전 수석 측은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직접 만든 인사안에 대한 대통령 지시를 통지한 것"이라며 "지시에 따른 정당한 업무 수행이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이날도 검찰과 변호인 측은 우 전 수석의 지시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재판에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린다. 검찰은 이들에게 우 전 수석이 문체부 공무원 7명을 좌천성 인사 조처한 의혹과 관련해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지난해 4월 윤모 민정비서관을 통해 정 전 차관에게 문체부 국·과장 6명의 전보가 필요하다며 이를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도 이번 주에 진행된다. 이번 주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주 4회 최순실씨와 함께 재판을 받는다. 재판부는 롯데·SK 뇌물 수수 등과 관련한 증인들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오는 15일에는 이영희 SK텔레콤 사장과 김영태 SK그룹 부회장이, 16일에는 김창근 SK 이노베이션 회장 등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재판도 3번 진행되면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백모 보건복지부 사무관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대판에는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 비서관과 문체부 김종 전 차관, 박민권 전 차관이 나온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