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CJ(001040)가 빠르게 성장하는 푸드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장에 뛰어들며 동원홈푸드를 비롯한 가정간편식 배송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택배업계 최초로 HMR 전문 배송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푸드 O2O 시장을 겨냥, HMR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목표다.
CJ가 가정간편식 배송시장에 진출한 배경은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른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2009년 71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3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J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곳은 최근 급성장 중인 신선 가정간편식 업체들이다. 기존 가정간편식은 국, 탕, 반찬이나 샐러드, 주스 등 매일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이라는 특성상 배송 주기가 최소 주 1~2회 등으로 규칙적이고 아침식사 시간 등 지정시간에 맞춰 배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1인가구 등 직장인들의 수요가 급증한 신선 가정간편식은 조리 후 24시간 내에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새벽배송에 근간을 두고 있다.
동원그룹의 계열사 동원홈푸드도 이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 4월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더반찬' 신공장을 오픈하고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당시 신영수 동원홈푸드 사장은 "더반찬은 신선한 재료로 손수 만든 음식을 24시간 내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CJ제일제당의 비비고나 이마트 피코크와 같은 제품과는 다르다"며 "엄마가 만든 집밥같은 신선한 가정간편식 배송서비스로 2021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동원홈푸드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업체들이 시장을 형성한 신선식품 배송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그러나 CJ의 배송시장 진출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정간편식 배송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올해 4월 첫 서비스를 시작해 안정화 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제공 범위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며 향후 전국 주요 대도시 등을 중심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당장은 CJ와 동원이 시장에서 정면대결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CJ대한통운은 새벽배송 서비스 출범 초기엔 배송 대상을 CJ제일제당 등 자사 제품에 국한시키지 않고 경쟁사를 포함해 30여개 업체와 배송 협약을 맺고 하루 1200~1500상자의 가정간편식을 배송한다는 방침이다. 배송 제품 브랜드 경계를 허물고 '새벽배송 역량 확대'에 우선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새벽배송 서비스 역량이 확대되고 시스템이 안정화될 경우, CJ 식품 계열사와 연계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주된 관측이다.
현재 가정간편식 시장 선두주자인 CJ제일제당의 경우 냉동 및 상온가정간편식 제품에 치중하고 있지만 물류 계열사의 새벽배송 서비스 역량이 갖춰질 경우 신선식품 배송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과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벽배송에 나선 CJ대한통운도 식품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 중이다. 홈쇼핑 심야방송 상품이나 신선식품의 당일 배송으로도 대상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며 CJ제일제당, CJ오쇼핑, CJ푸드빌 등 그룹 내 계열사와의 '윈-윈'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전국적 거점과 배송추적 등 물류 IT시스템 등 안정적인 배송을 구현하게 된다면 가정간편식 O2O 시장과 배송시장이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CJ대한통운 새벽배송 서비스(왼쪽)와 동원홈푸드 더반찬의 새벽배송 서비스.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