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풍동 조합원아파트 '맞고소' 점입가경…땅은 하나인데 대행사는 2개

"2개사 모두 설립인가 못받아 참여 주의해야"

입력 : 2017-06-21 오전 6:00:00
경기도 고양시 일산 풍동2지구 도시개발구역 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한곳의 땅을 두고 두 곳의 업무대행사가 조합원을 동시에 모집하는 사건이 발생해 조합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어느 한곳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계약금 등을 넣어 놓은 상태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부지를 중복하면서 발생한 사태로 양측은 법적분쟁을 이어가며 팽팽한 신경전으로 맞서고 있다.  
 
고양시 풍동2지구 A1블록 지역주택조합에 두 곳의 대행사가 참여하면서 갈등을 불거지고 있다. 사진/데이엔뷰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산 풍동 데이엔뷰의 업무대행사인 YS개발주식회사는 풍동2지구 공동주택 용지 A1, A2, A3블록에 2252가구를 모집 중이다. 일산 풍동 레아플라체의 업무대행사인 한울디앤씨 역시 이곳 A1블록에서 1340가구를 모집 중이다. 문제는 양측이 A1블록의 공동주택용지에서 조합원을 중복으로 모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얘기해 아파트는 부지는 1곳인데, 분양자는 2명을 중복으로 모집하고 있는 셈이다.
 
양측은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데이엔뷰 관계자는 “레아플라체가 플랜카드와 확성기를 통해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면서 “지난 9일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 한울디앤씨를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레아플라체 역시 “데이엔뷰를 허위사실 유포로 맞고소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와이에스개발은 지난 9일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처에 한울디앤씨를 고소했다. 사진/데이엔뷰
 
데이엔뷰는 지난 5월 중순 도시개발사업법상 67% 이상 토지 및 조합원을 확보해 고양시에 도시개발조합 설립인가를 제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레아플라체 역시 고양시에 도시개발조합 설립인가를 3차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면적의 3분의 2, 소유주 2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설립인가를 받지 못했다.
 
김도환 고양시 도시개발과 팀장은 “데이엔뷰의 설립인가를 검토 중이며, 문제가 없다면 도시개발사업조합 설립인가를 오래 끌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도시개발조합 설립인가를 받을 경우 땅에 대한 확보가 완료됐다고 판단돼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양측 모두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는 받지 못한 상황이다.
 
최성 고양시장이 고양시 지난 2011년 일산 풍동2지구 비대위 사무실을 찾아 도시개발에 대한 내용을 경청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는 하나의 주택조합만이 인가를 받을 수 있어 어느 한쪽은 반드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합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현종 고양시 주택과 팀장은 “지역주택조합은 주택건설예정지를 자유롭게 정하고, 토지확보 및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조합원 모집이 가능해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서 “일반분양과 달리 사업추진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변수들이 조합 가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으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요했다.
 
한편, 고양시 인근에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풍동 레아플라체, 풍동 데이앤뷰, 식사동 플러스시티, 운정 서희스타힐스 등 4곳이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모두 토지 매입이 안되면서 시공사 선정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주택조합은 토지 확보, 건설사 선정, 중도금 대출 관계, 동호수 지정 등을 꼼꼼히 따져서 참여해야 투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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