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동급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스토닉’을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 동시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형제간 선의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의 유럽 동시 출시로 소형 SUV 시장이 확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로가 경쟁 모델이 되면서 자칫 ‘간섭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흘러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스토닉을 해외 시장 중 유럽에 가장 먼저 출시한다. 기아차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스토닉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유럽 출시 시기를 정확하게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3분기(7월~9월)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동급 차량인 코나를 올 8월부터 유럽에 출시한다. 여차하면 코나와 스토닉의 유럽 출시 시기가 같은달로 겹칠 수도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코나와 스토닉이 국내에서 비슷한 시기(코나 6월말, 스토닉 7월 중순)에 출시되는 만큼 첫 해외 판매는 서로 다른 시장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코나와 스토닉의 국내 출시 시기가 비슷해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의 첫 해외 출시 시장을 똑같이 유럽으로 선정했고, 시기도 비슷하게 잡았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소형 SUV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즉 코나와 스토닉의 동시 출시가 출혈 경쟁보다는 소형 SUV 시장 확대를 더욱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나와 스토닉이 속한 B 세그먼트 SUV는 유럽시장에서 매년 110만대가 팔리고 있고 전체 판매의 7%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2020년에는 B 세그먼트 SUV 판매가 연간 200만대에 달하고, 결국 C 세그먼트 SUV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코나와 스토닉이 동급 차량이지만 디자인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경쟁보다는 서로 각자 취향에 맞는 차량을 선택하면서 시장 확대에 서너지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나는 선이 굵은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으로 남성 고객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실제 남성이 코나의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스토닉은 간결한 디자인으로 여성 고객의 선택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SUV 시장이 급성장한다는 점에서 코나와 스토닉을 동시에 출시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어느 한쪽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이뤘다고 평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 사진/현대차
기아자동차의 소형 SUV '스토닉' 사진/기아차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