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대 규모 지식산업센터 '블루텍' 입주자 대표를 뽑는 선거 과정에 시행사가 개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자들은 '부당 개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시행사측은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부당 개입'이라는 유권해석이 나오고 있어 입주자들이 원활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선거 무효 확인 소송'에 나설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 최대 규모 지식산업센터인 블루텍의 입주자 대표 선거과정에서 시행사와 입주자 모임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22일 블루텍 시행사와 입주자 등에 따르면 전날 블루텍에서는 입주자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 날 선거는 입주자들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가 없는 상황에서, 시행사인 이안뷰디앤씨 주도로 치러줘 상당수 입주자들이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가 무효라고 주장하는측 한 입주자는 "선거 참관인은 블루텍 건물 경비원(방호원)이었으며, 선거 결과 시행사 측에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후보자가 입주자 대표로 선출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입주자 모임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0일 선거를 치르려고 했으나 시행사의 부당 개입을 인지하고, 8명의 위원 중 7명이 집단 사퇴하며 위원회를 해단했다. 전체 분양 물량 920개실 중 미분양 된 470개실에 대한 투표권을 '이안뷰디앤씨'가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부당 선거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입주자 모임 측의 설명이다.
입주자 모임 관계자들은 “높은 관리비, 하자 보수 등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입주자 대표를 선출하려고 했지만, 시행사가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입주자 대표를 앉히기 위해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들은 또 “일부 입주자는 2개실 혹은 7개 층을 분양 받아 사용하고 있음에도 투표권은 한 표 뿐”이라면서 “시행사가 미분양 470개실에 대해 470표를 행사하는 것 자체만 봐도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투표권 행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안뷰디앤씨는 선거 참여는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며 맞서고 있다. 오재진 이안뷰디앤씨 대표는 “일부 입주자 모임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말아 달라고 공문이 왔다"며 "하지만 시행사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건 주어진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체 관리 규약에도 명시가 돼 있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 전문 법조인은 부당한 선거 개입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블루텍은 제조업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자들에게만 입주(분양)를 허용하고 있다”면서 “그 취지에 비춰 보면 제조업이 아닌 단순 분양대행(시행) 업무만을 맡고 있는 시행사가 지식산업센터에 '입주자 모임' 참여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혹시 시행사가 분양 이전 세대에 대해 분양의 편의상 형식적으로 공유등기를 경료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형식적인 소유권의 귀속만을 들어 '입주'민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조직된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의결권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법리적 해석에 따라 입주자들의 '선거 무효 확인 소송' 등이 이뤄지면 선거는 원점에서 재검토 될 전망이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