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이혼 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배우자도 유족연금 대상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국현)는 전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연금승계신청 불가 결정 취소 소송에서 처분을 취소한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씨는 박씨 사망 당시 사실상 주거와 생계를 같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씨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 따라 박씨 사망 당시 그에 의해 부양되고 있었다고 인정되며 공무원연금법상 '유족'에 해당한다. 따라서 박씨에 의해 부양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공무원연금공단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두 사람이 이혼했지만, 이혼 후인 2014년 4월까지 같은 곳에 주소를 두었다. 설암과 폐암이 있던 박씨가 공원 이용에 혜택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주소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 지인인 윤모씨 등이 두 사람이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는 확인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전씨가 박씨 사망 이후 공무원연금 승계를 위해 혼인신고를 한 뒤 가족관계등록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는데, 불기소경정서의 불기소 이유로 '박씨와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었던 점'이 기재됐다"며 "전씨는 지난해 1월 박씨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고 박씨 장례식에 미망인으로 돼 있었다"고 봤다.
전씨는 1977년부터 2002년까지 25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한 박모씨와 2001년 2월 결혼했다가 2010년 11월 이혼했다. 지난해 6월 박씨가 사망하자 전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연금승계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박씨 사망 당시에 전씨가 박씨에 의해 부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불가 처분을 내렸다. 이에 전씨가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