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건자재업계가 중국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사드 배치 여파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지 못해 현지 진출을 꺼려하는 타업계와는 대조적 모습이다. 한계점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선두하는 기업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진 연간 740조원에 달하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KCC, LG하우시스, 한화L&C는 중국 B2B시장을, 한샘은 B2C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샘(009240)은 오는 8월 초중순께 중국 상하이 중심가에 연면적 1만㎡ 규모의 매장을 오픈한다. 국내 건자재 업계가 중국 B2C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국내와는 다른 주거환경을 가진 해외 B2C시장에서 첫 발을 내딛는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내달 초 공식 오픈 이전에 시범 오픈을 계획했지만 준비가 늦어지면서 한달 뒤인 8월에 공식 오픈하기로 했다. 오픈을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한샘은 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를 시행하는 동시에 건자재 패키지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KCC(002380),
LG하우시스(108670), 한화L&C 등 국내 주요 건자재 업체들은 중국에 대한 한샘의 B2C시장 성과를 눈여겨 보면서 B2B시장에서의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KCC는 바닥재를 통해 중국 시장 넓히기에 나섰다. 올해 초에는 중국에서 열린 건축자재 전시회에 참가해 PVC 바닥재를 선보이기도 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바닥재 시장 추세에 맞춰 경보행 바닥재와 선박용, 버스용, 병원용 바닥재 등 고기능성과 친환경성을 갖춘 PVC 바닥재 중심으로 선보였다.
한화L&C는 중국의 욕실과 주방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주방·욕실 박람회에 참가해 주방과 욕실에 적용되는 건자재 신제품 다수를 선보이기도 했다.
LG하우시스는 중국내 법인을 두면서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 진출을 시도한 곳이다. 현재 중국내 창호, 바닥재 등 생산, 판매 법인은 총 4곳이다. 법인을 두지 않고 현지 동향을 살피며 가능성을 엿보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공격적인 행보다. 다만 아직까지 수익은 뒤따라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법인 4곳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법인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처럼 중국 현지에서 아직 국내 건자재들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진출을 이어가는 데는 국내의 20배가 넘는 시장 규모가 주 원인으로 작용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가구, 건자재를 포함한 인테리어 시장은 연 740조원에 달한다. 중국 내 소득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연 20% 이상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국과의 경색된 관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계획대로 중국 진출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는 절대 강자도 존재하지 않아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해당 시장에서 수백여개의 경쟁하고 있지만 주요 업체 한 곳당 매출액은 3000~4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규모는 크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 가운데 현지화에 성공한 곳이 없는 만큼 어려운 시장임에는 분명하다"며 "특히 B2C시장에서의 한샘의 성패가 향후 건자재 업계에 중국진출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