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접수를 29일 오후 3시 마감한 결과 LOI를 제출한 기업이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LG, 한화 등 국내 기업 2~3곳에 인수 의향을 계속 타진했지만 결국 LOI를 제출한 기업은 없었다.
지난해 11월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를 철회하자 주식관리협의회는 전체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공개 매각을 다시 추진했었다. 그러나 2차 공개매각까지 무산돼자 채권단은 하이닉스 지분을 15% 안팎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블록세일(지분 일괄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보유 지분은 어떤 방식으로든 줄여야 한다"며 "다만 적대적 M&A로부터 하이닉스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각대상 주식은 하이닉스 총 주식 28.07%에 해당하는 1억6548만주로 총 매각 대금은 28일 종가기준(2만3600원)으로 3조9000억원 정도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대금은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례적으로 하이닉스 인수합병 추진을 위한 설명회까지 열었고 이 자리에서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보유지분 가운데 최저 15% 매각도 가능하며 일부 지분만 인수해도 경영권을 보장하고 인수자금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등 유연한 매각 방안을 제시했었다.
또 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조7990억원 등 분기 단위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 이후 해마다 2조원 가량의 시설투자 비용이 들어가고 반도체가 경기에 매우 민감한 업종인 만큼 향후 좋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하이닉스 인수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