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내 자율형사립고등학교 3곳과 외국어고등학교 1곳, 국제중학교 1곳 모두를 재지정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8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 등 자사고 3곳과 서울외고, 영훈국제중에 대한 재평가 결과 모두 지정취소 기준 점수인 60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 학교는 지난 2015년 운영성과 평가에서 미흡한 결과를 받아 '2년 지정취소 유예' 처분을 받은 곳들이다. 자사고와 특목고는 시·도 교육감이 5년마다 학교 운영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데, 기준 점수를 충족하지 못하면 지정 취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종전에는 교육부 장관과 '협의'만 거치게 돼 있었으나 지난 2014년 12월 '동의'로 개정돼 교육부 규제가 강화됐다.
결과적으로 모든 학교가 재지정을 받은데 대해 조 교육감은 "과거 정부가 애초의 취소 기준 점수를 70점에서 60점으로 하향 조정했다"며 "평가영역과 평가지표를 교육부 안대로만 적용할 수밖에 없도록 해서 기본점수만으로 탈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재평가는 2015년 당시 평가지표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진행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 여론을 의식한 듯 그간 본인이 느낀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조 교육감은 "누군가가 저를 향해 돌을 던질지언정, 자사고와 외고 폐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현시점에서도 행정적 합리성의 원칙 하에서 엄정하게 평가를 진행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평가가 저에게 있어 ‘일부 부실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행정 행위와 자사고 폐지라는 제도 개선은 출발부터 다른 차원이라는 점을 다시금 자각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는 외고·자사고를 단순 평가를 거쳐 일반고로 전환하는 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으로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구체적인 고교체제 단순화 정책을 위한 실행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고교체제 개편 있어 중앙정부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의 일괄 개정을 통해 일반고로의 전환 근거를 마련하고, 고입 전형 방법과 절차 등 세부사항은 시·도교육감들에게 위임해 달라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일반고로의 전환 방법과 시기에 있어서는 '일괄 전환'과 '연차적 전환' 등 두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일괄전환’은 외고·자사고 설립과 선발시기 등을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즉각 개정 혹은 삭제해 일반고로의 전면적 전환이고, ‘연차적전환’은 현재 5년 주기로 돌아오는 평가 시기에 맞춰 정책일몰제를 적용해 순차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고입전형도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의 외고·자사고 운영 근거 조항을 삭제해 일반고와 특목고, 자사고 신입생 선발을 동시에 실시하는 안을 내놨다.
현재의 전기(특목고·자사고·특성화고)와 후기(일반고) 전형의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1단계에서 마이스터고를 포함한 특성화고 신입생을 우선 선발하고, 2단계에서 특목고(과학고, 예술고, 체육고)와 자사고, 일반고를 동시 선발해 학교서열화를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1, 2단계 미선발 인원을 충원한다.
조 교육감은 "새 정부의 고교 3대 핵심 정책인 수능 절대평가화와 고교내신 성취평가제 도입, 고교체제 단순화의 시행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구체적 정책 로드맵을 신속하게 발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 자사고·외고·국제중 5곳 재지정 평가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28일 오전 10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