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건설 중단에 발전업계 당혹

두산중공업 타격 불가피 "지켜볼 수밖에"…지역민 등 사회갈등도 심화

입력 : 2017-06-28 오후 5:24:15
[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정부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문재인정부는 최대 3개월간 시민배심원단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발전설비업계는 정부와 배심원단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8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은 지난해 6월 착공해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 28.8%를 기록했다. 1기당 발전용량은 1400㎿다.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이 각각 51%, 39%, 10%의 지분을 갖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로를 비롯해 증기발생기, 보일러, 터빈 등 발전소 주기기의 공급도 맡고 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5,6호기 문제 공론화 추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여부에 따라 두산중공업의 손익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소 주기기 공급의 계약금 2조3000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1조2000억원을 받아 생산을 하고 있다. 건설이 중단되면 나머지 부분은 일감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전력수급 정책이 탈원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은 당분간 잠정 보류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5년 공고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의 건설도 불투명해지면서 발전설비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에 맞춰 기업들은 인력을 충원하고 기술개발에 나섰던 상황"이라며 "갑작스럽게 중단하게 되면 연관된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연내 내놓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의 내용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탈석탄, 탈원전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고 대응 방침을 마련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신고리 원전 공사 중단을 두고 지역민 등 사회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 범국민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경제 손실과 일자리 감소 등을 이유로 공사 재개를 요구했다. 탈핵시민연대 등도 같은 날 신고리 원전의 가동 중단이 아닌 백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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