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소상공인업계가 독자적인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앞서 중소기업계가 만든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다른 노선을 걷게 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단축 등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소기업계와 달리 소상공인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주요 사안으로 다루는 등 업계간 괴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는 지난 22일 중소기업단체협의회에 속한 단체장들을 위원으로 일자리위원회를 출범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과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원회는 일자리 문제와 관련한 각 분야별 현장 의견을 수렴해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 27일 중기단체협의회 가운데 한 곳인 소상공인엽합회가 소상공인일자리위원회를 독자적으로 출범하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그러면서 중기중앙회가 제기한 일자리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있어 업계에서 요구하는 주요 개선책에 차이가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중소기업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을 주요 개선 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소상공인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 일자리위원회를 꾸리는 데 있어 협의회인 소상공인과의 사전 협의 없이 출범한 점에 대해 서운함도 드러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선제적인 준비가 더욱 필요하다"며 "정부의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일자리만 많이 만들겠다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주체인 소상공인도 경제적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의 들러리로 서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중소기업계의 이하조직이 아닌 협의회인데 소통이 안 된 것에 유감"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중소기업 일자리위원회는 주요 역할에 맞춰 ▲고용창출분과 ▲정책기획 분과 ▲채용지원 분과 ▲창업벤처 분과 ▲규제개혁 분과 등으로 나눠 분과위원장을 선정하게 되며, 이달 중 1차 회의를 진행한다.
한편 소상공인 일자리위원회는 지난 27일 공식 출범과 함께 1차 회의가 이뤄진 상태다. 회의를 통해 현재 최저임금인 6470원에 대해 소상공인 72.5%가 ‘부담을 느낀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며, 최승재 회장을 시작으로 소상공인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차 회의는 오는 4일에 개최된다. 1차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업계의 어려움을 나눴다면, 2차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시 업계의 대응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대응책에는 최저임금 인상 시 물건 값을 올리는 방안과 대대적으로 소상공인들이 영업을 중단하는 방안 등에 대해 업종별, 지역별 대표자들이 모여 의논한다는 계획이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