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 "앞서 발표된 정책 시행예고에 따라 실제 대출 문의는 정책 시행 전에 대부분 마친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행 첫 날이지만 특별히 창구를 방문하는 방문객이나 문의하는 전화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아요."
3일 기자가 방문한 A시중은행 지점 가계대출 담당 직원의 말이다.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에 따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규제가 10%포인트씩 강화되는 첫 날, 대다수 은행 대출 창구가 차분한 모습이었다. 정부가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은행들의 주담대 한도금액을 줄이는 돈줄 조이기가 시작됐음에도 금융소비자들이 대출금액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동요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이날부터 정부가 지정한 청약조정지역 40곳에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LTV는 70%에서 60%로, DTI는 60%에서 50%로 각각 10%포인트씩 하향조정돼 주담대 한도액이 줄어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6.19 대책 발표이후 주택담보대출을 계획하고 있는 고객들의 문의가 꾸준히 있었고 정책시행일(3일) 이후 신규 대출 고객들은 이미 충분한 상담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주담대 신규 추이는 경과를 두고 지켜봐야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달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크게 늘었다.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기업은행(024110) 등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3조2203억원으로 전월 말(380조4322억원)과 비교해 2조7881억원 증가했다. 이는 작년 11월(3조1633억원)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정책은 대출 한도액을 제한하는 정책이기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이미 지난 달 대출을 먼저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라며 "정부가 오는 8월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사전조치로 보여지기 때문에 정책이 시행되는 해당 지역 영업점에서도 큰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LTV·DTI 강화안이 적용되는 투기조정 지역은 총 40곳이다. 서울 전체 25개 지역구와 경기 하남·고양·화성 동탄2·남양주·과천·성남·광명시, 부산 해운대구·연제구·수영구·동래구·남구·부산진구·기장군, 세종특별자치시 등이다.
다만 정부와 은행들은 이번 정책 시행에 따른 서민 등 취약계층의 애로사항을 최소화 하기 위해 기존 규제 비율(LTV 70%·DTI 60%)을 유지하는 예외조항을 따로 마련했다. 정부가 정한 실수요자 대상 조건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생애최초 구입자 7000만원) ▲주택가격 5억원 이하 ▲무주택세대주 등으로 세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한다.
또한 금융 취약계층 및 대출 차주의 실직·폐업으로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소비자들도 기존의 규제비율이 동일하게 유지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과열 지역을 선별해 투기수요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에 서민이나 실수요자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축소 일환으로 내놓은 시중은행들의 LTV·DTI 강화안이 3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실제 시중은행들의 분위기는 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는 서울 지역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