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조선업계 일감 부족 상황이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연말부터는 2020년 적용되는 황산화물 배출 제한과 같은 환경규제가 업계 일감 부족 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1~5월 누적 207만CGT(가치환산톤수)를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3%의 수주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를 기준으로 올해 총 수주량은 전년 대비 126%가량 증가한 500만CGT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수주증가폭은 지난해 상반기 극심한 수주 침체에 의한 기저효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5월 수주량은 557만CGT인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5만CGT에 그친다. 올해 수주량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국내 조선산업 신조선 수주량, 수주액 연간 추이. 그림/한국수출입은행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조선소 내 일감 부족 현상은 업계의 생산 인력 운용과도 직결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부터 군산조선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고, 일부 조선소는 생산인력의 순환휴직이나 직무교육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내년도 전체 건조량은 지난 2003년 700만CGT 수준에 그친다.
다만, 오는 9월 선박평형수처리장치 규제나 2020년부터 적용되는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 등을 앞두고 선박 건조·개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각종 환경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친환경, 고효율 선박은 업계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선주들이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량의 선박 발주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소 내 일감으로 이어지기 위한 시간 동안 핵심 인력의 유출이나 역량 유지를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